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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총선거 후 한 달, 그러나 최종 개표결과는 감감무소식

아프간 총선거 후 한 달, 그러나 최종 개표결과는 감감무소식

기사승인 2018. 12. 02.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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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ghanistan Elections <YONHAP NO-4943> (AP)
지난 10월 21일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개표 요원들이 모니터단이 지켜보는 가운데 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출처=/AP, 연합
아프가니스탄 총선이 치러진 지 벌써 한 달 이상이 흘렀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 중앙선거관리위원회(IEC)는 여전히 선거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IEC는 공정한 개표를 진행하기 위해 물리적으로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IEC가 패배한 후보들의 이의 제기를 막음으로써 역풍을 차단하기 위한 일종의 전략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도이치벨레(DW)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월 20일 아프가니스탄에서는 탈레반과 이슬람국가(IS)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400만명이 넘는 유권자들이 국민의 대표를 뽑기 위해 투표소로 향했다. 그러나 IEC의 선거 결과 발표는 한 달 이상이 지난 아직까지도 감감무소식이다. 아프가니스탄의 33개 주 가운데 IEC가 선거 결과를 발표한 주는 불과 13개 주. 선관위는 수도 카불을 포함한 대다수 주의 선거 결과는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압둘 아지즈 이브라히미 IEC 대변인은 “우리는 현재 재개표 과정을 최종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여전히 최종 결과 발표일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브라히미 대변인은 다만 “우리는 카불 총선 결과가 수 주 내로 발표되게끔 하기 위해 개표 인원을 두 배로 증원했다”고 덧붙였을 뿐이다.

실제 아프가니스탄의 개표 절차는 매우 어려운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수도 카불에서만 이번 총선에 800명이 넘는 후보자들이 출사표를 던졌으며, IEC 관계자들은 각 후보에 대한 투표 용지를 일일이 손으로 개표하고 있다. 개표 당국은 부정한 표들을 가려내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IEC가 패배한 후보들이 일으킬 역풍(backlash)에 관해 우려해 최종 결과 발표를 꺼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만일 모든 주의 선거 결과가 일시에 발표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IEC가 믿고 있다는 것. 이번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은 이미 선거 당일에 발생한 기만과 부정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투표 첫날부터 유권자 목록에서 일부 시민들이 누락되고 유권자 생체인식 기기가 문제를 일으키는가 하면, 아프간 전역에서 120건이 넘는 폭발 사건이 발생해 사상자가 속출하는 등 사건 사고가 이어져 ‘실패한 프로세스’라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아프가니스탄 선거투명성감시기구 소속 하비불라 신와리는 “IEC는 선거 유효성에 대한 이의 제기가 아프가니스탄 전체로 퍼져나가는 상황 만큼은 피하자는 쪽으로 이 문제에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IEC가 앞서 일부 주의 선거 결과를 발표하는 과정에서도 매우 늦은 밤 시간에 발표한 것을 지적하며 이것 역시 예상되는 역풍을 피하기 위한 조치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신와리는 그러나 이 같은 전략이 오히려 전체 선거 과정의 신뢰성마저 무너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패배한 후보도 이의 제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며 “이것이야말로 선거 결과가 빠른 시일 내에 발표돼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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