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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시진핑 ‘관세전쟁 휴전’, 백악관 매파와 비둘기파 역학관계서 보인다

트럼프-시진핑 ‘관세전쟁 휴전’, 백악관 매파와 비둘기파 역학관계서 보인다

기사승인 2018. 12. 0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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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시오스 "백악관 매파에 대한 글로벌리스트 승리"
미중 90일 합의 이슈에 매파 중시 '중국제조 2025' 포함되지 않아
트럼프, 백악관서 매파 이데올로그 필스버리 소장 면담
매파-비둘기파 전쟁은 현재 진형행
Trump Argentina G20 Summit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2일(현지시간) ‘G20(주요 20개국)에서 이뤄진 외교의 승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전날 G20 정상회의 개최지인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진행된 업무만찬을 겸한 미·중 정상회담에서 ‘관세전쟁 휴전’에 합의한 것을 ‘백악관 매파들에 대한 글로벌리스트(세계적 관여주의자)들의 승리’라고 평가했다./사진=부에노스아이레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관세전쟁 휴전’을 트럼프 행정부 내부의 역학관계 관점에서 보는 분석이 많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2일(현지시간) ‘G20(주요 20개국)에서 이뤄진 외교의 승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휴전 합의를 ‘백악관 매파들에 대한 글로벌리스트(세계적 관여주의자)들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글로벌리스트는 대(對)중국 비둘기파를 지칭하는 것으로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이에 속한다.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매파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도 대중 협상파에 속한다.

이들은 모두 전날 G20 정상회의 개최지인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진행된 업무만찬을 겸한 미·중 정상회담에 배석했다.

Trump Argentina G20 Summit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전날 G20 정상회의 개최지인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진행된 업무만찬을 겸한 미·중 정상회담에서 ‘관세전쟁 휴전’에 합의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90일 동안의 협상에서 합의에 실패하면 대(對)중 매파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도 있다./사진=부에노스아이레스 AP=연합뉴스
미·중 정상이 ‘미국은 내년 1월부터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리려던 계획을 보류하고, 중국은 미국산 제품 수입을 늘린다’고 합의한 것을 ‘매파에 대한 비둘기파의 승리’라고 규정한 것이다.

정상회담 이후 백악관이 미·중이 휴전 90일 동안 협상하기로 했다고 밝힌 이슈에 강제적인 기술 이전·지식재산권·비관세장벽 등 5개 분야 가운데 매파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중국제조 2025’가 직접 거론되지 않은 것도 매파의 패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매파는 인공지능(AI)·자율운전 등 첨단기술이 군사용으로 전용될 수 있다며 중국 정부가 거액의 보조금을 투입하는 첨단산업 육성 프로젝트 ‘중국제조 2025’를 최대 타깃으로 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관세전쟁 휴전’ 합의에 대해 “엄청난 합의(deal)”라고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이번 휴전이 ‘조건부’인 만큼 향후 트럼프 대통령이 매파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하기 전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이클 필스버리 허드슨연구소 중국전략연구센터 소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필스버리 소장은 ‘중국이 전략적 속임수로 미국을 이용해 글로벌 슈퍼파워로 부상한다는 100년 장기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는 주장을 담은 ‘백년의 마라톤’ 저자로 매파의 논리를 대변하고 있다.

허드슨연구소는 중국에 대한 ‘신냉전 선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지난 10월 4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연설이 행해진 곳이기도 하다.

이 같은 상황과 트럼프 행정부 내의 역학관계를 감안하면 이번 휴전 합의가 지속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악시오스는 미·중이 향후 90일 이내에 협상을 완료하지 못할 경우 미국이 10%의 관세를 25%로 인상키로 하는 등 이번 휴전이 ‘조건부’임을 들어 “90일은 짧은 기간”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조건을 달았고 (이번 합의 내용을) 쉽게 뒤집을 수 있다”고 전했다.

한 국제경제 전문가는 “이번 휴전 합의에는 고율 관세로 인해 대두 등 미 농가의 타격이 나타나고, 미국 증시가 폭락하는 등 환경적 원인이 크게 작용했다”며 “미·중 무역전쟁이 세계 패권 경쟁 성격을 띠는 만큼 전면적 타결 없이 갈등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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