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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셰일오일 메카 미국서 ‘무자원 산유국 ’ 꿈 실현하는 SK 네마하 광구

[르포] 셰일오일 메카 미국서 ‘무자원 산유국 ’ 꿈 실현하는 SK 네마하 광구

기사승인 2018. 12. 0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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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미국서 생산광구 직접 운영 아시아 유일 기업
전세계 유전 개발사업 SK, 30여년 노하우와 기술 접목, 셰일 오일 가스 생산
올 영업이익 2000억대, 3년 만 최고 전망
시추기
미국 오클라호마주 킹피셔 카운티의 SK이노베이션 ‘네마하’ 셰일오일·가스 생산광구에 설치된 시추기(oil rig)./사진=오클라호마=하만주 특파원
미국 중부 오클라호마주의 주도 오클라호마시티에서 자동차 1시간 거리인 킹피셔(kingfisher) 카운티에 SK이노베이션 셰일가스 사업의 새로운 전진기지 ‘SK 네마하’ 셰일오일·가스 생산광구가 있다.

지난달 30일 찾은 이곳의 탁 트인 벌판 위에는 40m 높이로 우뚝 선 시추기(oil rig)가 땅속에 파이프(강관)를 박아 넣고 있었고, 메뚜기 모양의 ‘펌핑유닛(pumping unit)’이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원유와 가스를 퍼 올리고 있었다.

펌핑유닛은 유전을 떠올리는 대표적 이미지이지만 하루 2000 BOE(원유환산배럴, 원유와 가스를 합친 양)까지 ‘펑펑’ 나오던 원유와 가스가 2~3개월 후 급감하면 사용하는 시설이라고 한다. 우물의 펌프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한번 시추한 유정(油井)에서는 30년 동안 원유와 가스가 나오지만 하루 2~3 BOE로 생산량이 ‘뚝’ 떨어지면 폐쇄한다고 한다.

펌핑유닛
미국 오클라호마주 킹피셔 카운티의 SK이노베이션 ‘네마하’ 셰일오일·가스 생산광구에 설치된 메뚜기 모양의 ‘펌핑유닛(pumping unit)’/사진=오클라호마=하만주 특파원
네마하 생산광구는 올해 6월부터 SK 가족이 됐다. SK는 미국 롱펠로 에너지가 운영하던 이 광구 인수로 ‘무자원 산유국’의 꿈을 향해 한 걸음 더 성큼 다가섰다. 네마하 생산광구와 맞닿아 있는 플리머스 생산광구를 2014년 인수하면서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후 두 번째 생산광구 확보다.

이로써 SK이노베이션의 미국 내 생산광구 면적은 528㎢로 거의 서울 면적으로 불어났다. 유정(油井) 숫자도 240개로 배로 늘어났다.

네마하 광구에서 하루 약 3900 BOE, 플리머스 광구에서 약 1700 BOE의 셰일 오일과 가스가 생산되고 있다.

시추 책임자인 안형진 부장은 “네마하 광구 내 2곳에서 시추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내년에는 4곳으로 확대될 예정”이라며 “이에 따라 앞으로 유정 개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 전역에서 현재 가동 중인 시추기는 700대가량이다.

셰일 유정 개발을 위한 시추작업은 수직 시추와 수평 시추, 두 구간으로 이뤄진다. 우선 수직으로 지하 2㎞까지 땅을 파고 들어가 암반 형태의 셰일가스층을 만나면 거기서 다시 수평으로 최대 1.6㎞까지 시추해서 셰일 오일과 가스를 추출한다.

셰일 유전에 시추기가 처음 세워서 첫 오일이 올라오는 데까지는 대략 6개월이 걸린다. 3년 정도 걸리는 해양 시추의 6분 1 기간으로 그만큼 원유 시장 가격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E&P(석유개발부문) 북미사업본부 직원들이 미국 오클라호마주 킹피셔 카운티의 SK이노베이션 ‘네마하’ 셰일오일·가스 생산광구에 설치된 메뚜기 모양의 ‘펌핑유닛(pumping unit)’에서 작업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오클라호마=하만주 특파원

석유개발 사업의 메카이자 셰일 오일 사업의 본토인 미국에서 직접 생산광구를 운영하는 기업은 아시아에선 SK이노베이션이 유일하다. 소극적인 지분 참여 행태에서 벗어난 것은 “석유개발을 제대로 하려면 본고장인 미국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최태원 SK 회장의 독려가 계기가 됐다.

SK이노베이션 석유개발 사업은 2017년 매출 6358억원, 영업이익 1884억원을 기록하며 최근 3년 내 최고 성적표를 받았다. 올해도 3분기 현재 영업이익이 1759억원에 달해 무난히 2000억원대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이는 연평균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서던 2011~2014년 황금기를 지나 40달러대로 수직 낙하한 2015년 빙하기 이후 최대 실적이 될 전망이다. 2015년 SK이노베이션의 석유개발 사업 영업이익은 620억원에 그쳤다.

SK이노베이션은 그동안 중국·베트남 등에서 쌓은 전통적인 개발 기술과 역량을 셰일가스 사업에 접목,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것으로 경쟁업체들과 차별성을 키워나갈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페루·베트남·리비아·중국·호주·오만·예멘·카타르 등 전 세계 9개국에서 13개 광구와 4개 LNG(액화천연가스) 프로젝트에 참여 중이다.

김태원 북미사업본부장은 “경쟁력 있는 기술 역량, 컨벤셔널 및 언컨벤셔널 사업간 융복합 능력은 SK의 최대 강점”이라며 “이를 토대로 미국 시장에서 최고의 사업자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K 본부장
김태원 SK이노베이션 E&P(석유개발부문) 북미사업본부장이 지난달 30일 미국 오클라호마주 킹피셔 카운티의 SK이노베이션 ‘네마하’ 셰일오일·가스 생산광구 인근 한 음식점에서 북미사업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오클라호마=하만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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