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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아편전쟁’ 중국, 미국과 약속한 ‘펜타닐’ 어떻게 잡을까

‘新아편전쟁’ 중국, 미국과 약속한 ‘펜타닐’ 어떻게 잡을까

기사승인 2018. 12. 05.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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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Expectancy <YONHAP NO-2769> (AP)
사진출처=/AP, 연합
지난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시진핑(習近平)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의 합의 내용에 전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모두가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된 내용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 합의문의 가장 윗편에는 뜻 밖에도 “시 주석은 펜타닐을 통제물질로 지정하는데 합의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상회담 이후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중국 정부는 펜타닐 유형의 카테고리 전체를 통제물질로 분류하고, 관련 법과 규정을 개정하는 과정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은 약간의 분자구조 변형만으로 유사체를 만들기 쉬워 단속망을 쉽사리 우회해 왔다. 그러나 유엔(UN)의 한 마약 전문가는 중국의 펜타닐 유형 카테고리 전체에 대한 규제 계획이 이행되면 각국 정부의 마약 통제가 훨씬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4일 보도에 따르면 펜타닐은 미국에서 유통되는 오피오이드(아편) 계열 마약류 가운데 가장 치명적인 물질로 미국에서만 지난 한해 2만9000명 이상이 이 약물로 목숨을 잃었다. 미 당국이 파악하고 있는 불법 펜타닐 유통 경로는 크게 세 가지. 중국으로부터 직접 미국으로, 혹은 중국에서 캐나다를 경유하는 우편물 형태로 미국에 들어오고 있다. 멕시코 국경지대를 통해 밀수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미 마약단속국은 보고서에서 “많은 양의 펜타닐이 남서부 국경지대에서 압수되고 있지만 이렇게 압수되는 분량은 보통 순도가 평균 10% 미만으로 낮은 편”이라면서 “반면 중국에서 작은 우편물 형태로 보내지는 펜타닐은 순도가 90% 이상”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인 2016년 9월에도 미·중은 펜타닐 관련 마약류의 유통을 막기 위해 협력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당시 중국은 25개 유형의 펜타닐과 유사체, 그리고 펜타닐을 만드는데 필요한 2개의 전구체(특정 물질이 되기 전 단계의 물질)을 통제물질로 지정했다. 그러나 ‘뛰는 단속 위에 나는 마약 조직 있다’고 과시라도 하듯 마약 조직들은 펜타닐의 분자구조를 약간 바꿈으로써 동일한 효과를 내는 유사체들을 쏟아내 당국의 단속망을 손쉽게 피해갔다.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ODC) 동남아·태평양 지역 대표 제레미 더글라스는 펜타닐과 관련된 새로운 물질까지도 자동적으로 통제 시스템에 포함하는 ‘복제 마약 통제 시스템’으로 나아가기로 한 중국 정부의 결정은 하나의 큰 진전이 될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그는 펜타닐은 변형 구조를 만들어 내기 쉽기 때문에 ‘이동 표적’으로 봐야 한다면서 “중국이 이제 하려는 일은 펜타닐 마약류 전체에 대한 통제 과정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는 (변형 마약에 대한) 대응을 더욱 빠르게 하고 통제를 가속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펜타닐 유통 범죄가 갈수록 초국가적인 성격을 띄는 것을 감안할 때 국제적인 협력이 더욱 확대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시아는 최근 펜타닐과 같은 합성마약 붐이 일어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신흥 위기’에 대해 강력 경고하고 있다. 펜타닐 생산과 유통의 증거는 중국에서 다수 발견되고 있지만 인도·파키스탄·태국에서도 쉽사리 찾아볼 수 있다. 더글라스 대표는 “중국과 아시아의 다른 나라들이 유엔 마약범죄사무소의 ‘조기 경보 시스템’을 활용해 새로 만들어지는 마약물질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과정을 시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정보의 신속한 교환은 당국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생명을 구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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