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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각하! 임무완료’ 부시 전 미 대통령 장례식 국장으로 엄수

‘대통령 각하! 임무완료’ 부시 전 미 대통령 장례식 국장으로 엄수

기사승인 2018. 12. 06. 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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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 부시 전 대통령, 조사 낭독 중 울먹이기도
트럼프·오바마·클린턴·카터 전현직 대통령 부부 참석
BUSH 41 FUNERAL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향년 94세로 타계한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장례식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국립대성당에서 장남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등 유족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버락 오바마·빌 클린턴·지미 카터 전 대통령 부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장으로 엄수됐다. 장남 부시 전 대통령이 조사에서 “아들이나 딸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아버지”라며 감정에 북받쳐 울먹이고 있다./사진=워싱턴 D.C. UPI=연합뉴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향년 94세로 타계한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장례식이 5일 워싱턴 D.C. 국립대성당에서 엄수됐다.

참석자들은 대통령 재직 당시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정상회담을 갖고 동서 화합을 선언해 냉전에 마침표를 찍은 시대의 아이콘이자 정치 명문가인 부시 가문의 수장으로서 미 현대 정치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고인을 추모하며 명복을 빌었다.

이번 장례식은 2007년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 장례식 이후 11년 만에 국장(國葬)으로 치러졌다. 이에 따라 미국 증시는 휴장했고, 관공서는 문을 닫았다.

장례식은 이날 오전 11시에 시작해 2시간 넘게 진행됐다. 주요 방송은 이른 아침부터 오후 2시 30분께까지 현장을 생중계했고, 이후에도 고인 관련 뉴스를 내보냈다.

유해는 미 정부 관례에 따라 21발의 예포가 울리는 가운데 지난 사흘간 안치됐던 미 의사당에서 국립성당으로 운구됐다. 성당 내에서 9명의 팀으로 이뤄진 군인들이 관을 운구할 때는 해군 장성 및 대령 등 고위장교 13명이 관 뒤를 함께 걸었다.

고인의 손녀인 로렌 부시 로렌과 애슐리 워커 부시가 성경 구절을 낭독하며 고인을 추모하는 예식이 본격적으로 거행됐다.

이날 장례식은 흑인 최초로 미국 성공회 주교에 오른 마이클 커리 주교와 부시 전 대통령의 거주지였던 텍사스주 휴스턴 성공회 신부인 러셀 레벤슨 등이 집전했다. 장례식 음악은 국립성당 성가대 및 지휘자와 함께 해군 오케스트라, 미군 합창단, 미 해군경비대 밴드가 맡았다.

George HW Bush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내외와 버락 오바마·빌 클린턴·지미 카터 전 대통령 부부가 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국립성당에서 국장으로 엄수된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워싱턴 D.C. AP=연합뉴스
장례식장 맨 앞줄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내외와 버락 오바마·빌 클린턴·지미 카터 전 대통령 부부가 자리 잡았다. 아버지 부시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거쳐 아들 부시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역임했던 딕 체니와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 전·현직 고위 관료들도 함께했다.

각국의 정치 지도자들도 대거 참석했다. 영국의 찰스 왕세자와 존 메이저 전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압둘라 2세 요르단 왕과 라니아 여왕, 폴란드 안제이 두다 대통령과 레흐 바웬사 전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 바티칸은 성명을 내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부시 전 대통령의 타계를 애도했다고 전했다.

정부 조문사절단 단장으로 미국을 방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이날 장례식에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장례식 참석에 앞서 트윗을 통해 “이것은 장례식이 아니라 오랫동안 뛰어난 삶을 살아온 위대한 인물을 기념하는 날이다. 그가 그리울 것”이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BUSH 41 FUNERAL
지난달 30일 향년 94세로 타계한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관이 5일(현지시간) 장례식이 진행된 워싱턴 D.C. 국립성당에 안으로 운구되고 있다./사진=워싱턴 D.C. UPI=연합뉴스
조사(弔詞)는 4명이 낭독했다. 부시 전기를 집필한 역사학자 존 미첨을 시작으로 브라이언 멀로니 전 캐나다 총리, 앨런 심프슨 전 상원의원에 이어 마지막에 고인의 장남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나섰다.

미첨은 고인이 2차 대전 때인 1944년 태평양 상공에서 폭격기를 몰다 일본군에 격추돼 추락했으나 미군 잠수함에 구조된 일화 등을 언급하며 “그의 이야기는 우리의 이야기”라며 역경에 굴하지 않은 고인의 삶을 기렸다. 그는 “그는 위험한 시대에 우리의 방패”였다며 “부시는 마지막 위대한 군인, 정치인이었다”고 경의를 표했다.

미첨은 “태평양 바다 추락에서 살아남은 조지 H.W. 부시가 우리의 삶과 국가의 삶을 더 자유롭고 더 좋게, 더 따뜻하고 고귀하게 만들었다”고 기렸다. 미첨은 부시 전 대통령이 한 백화점의 군중 속에서 선거 유세를 하던 도중 마네킹과 악수했던 일화를 소개하면서 “불완전한 사람, 그가 우리에게 더 완벽한 국가를 남겼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전 캐나다 총리도 과거 고인과 외교현장에서 만났던 일들을 소개하면서 부시 전 대통령이 “유머 센스를 지닌 사람”이자 “진정한 리더”였다고 전했다.

부시 W. 전 대통령은 “아버지는 낙관적인 태도로 자녀들이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믿게 했다”면서 부친과의 여러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조사 말미에 “당신의 품위와 성실함, 그리고 친절한 영혼은 영원히 우리와 함께 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눈물을 통해 위대하고 고귀한 당신을 알고 사랑하게 된 축복을 알게 해달라”며 “아들이나 딸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아버지”라며 감정에 북받쳐 울먹이기도 했다.

이어 그는 3세 때 숨진 여동생 로빈과 지난 4월 별세한 모친 바버라 부시 여사를 언급하며 “아버지가 로빈을 안고 어머니의 손을 다시 잡고 있다는 걸 안다”고 말했다.

고인의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오랜 친구인 제임스 베이커 등이 눈물을 훔치는 모습도 목격됐다.

레벤슨 신부는 “아름다운 마무리이고 아름다운 시작”이라며 “고인은 천국에 갈 준비를 매우 잘 했었고, 천국도 그를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각하! ‘임무 완료(Mission complete)’”라면서 “삶은 영원히 계속된다. 아멘!”이라고 추모했다.

유해는 고인이 참전했던 워싱턴 D.C. 내셔널 몰 내 제2차 세계대전 기념공원을 거쳐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대통령 전용기 에스포스원으로 텍사스로 운구됐다.

고인은 6일 텍사스 조지 H.W. 부시 도서관·기념관 부지에 묻힌 부인과 딸 곁에 안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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