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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도 오너 리스크 심각, 모럴 해저드 빠져

중국도 오너 리스크 심각, 모럴 해저드 빠져

기사승인 2018. 12. 06.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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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둥 류창둥 회장은 미국에서 성폭행 혐의
중국의 상당수 대기업들이 ‘오너 리스크’로 인해 흔들리고 있다. 심지어 일부 기업들은 파산 위기에 내몰리면서 생존조차 걱정해야 할 지경에 내몰리고 있다. 대부분 지난 세기 말과 금세기 초의 쾌속 성장 덕에 큰 성공을 거둔 창업자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초심을 잃은 채 모럴 해저드에 빠지자 기업들도 덩달아 횡액을 당하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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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둥의 류창둥 회장. 미국에서 성폭행을 저지르고 경찰에 체포됐을 때의 모습./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재계 정보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6일 전언에 따르면 현재 가장 심하게 오너 리스크를 겪는 곳은 알리바바와 함께 전자상거래 시장을 주도하는 징둥(京東). 류창둥(劉强東·45) 회장이 미국에서 저지른 것으로 알려진 성폭행 범죄 탓에 기업 이미지가 완전 엉망이 됐다. 경제적 손실 역시 엄청나다. 주가가 무려 30% 넘게 하락했다. 이로 인해 증발된 액수만 3000억 위안(元·49조5000억원)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파산하지 않은 것이 신기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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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류리룽 회장. 도박 자금을 횡령해 회사를 위기에 몰아넣은 주범이 됐다. /제공=바이두
한 때 휴대전화 업계의 기린아로 불린 진리(金立)가 직면한 국면도 비슷하다. 류리룽(劉立榮·46) 회장이 60억 위안에 이르는 공금을 도박으로 탕진, 막다른 골목에 몰리게 됐다. 현재 부채 규모가 281억 위안으로 총 자산보다 무려 80억 위안이나 더 많다. 회사를 청산하려고 해도 빚 잔치를 시원스럽게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진리는 직원들 임금을 제 때 지불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직원들에 대한 대대적 감원에 나서지 않으면 당장 생존도 불가능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최근 협력업체들이 광둥(廣東)성 선전(深圳) 소재의 본사 건물을 포위하고 결제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인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판 넷플릭스’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인 러스왕(樂視網)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창업자인 자웨팅(賈躍亭·45)이 무차별 차입을 통해 전기자동차 분야에까지 뛰어든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 부메랑이 돼 파산 위기에 내몰렸다. 지금은 전성기에 비해 7분의 1에 불과한 90억 위안 전후의 시가총액을 기록하면서 근근이 명맥막 유지하고 있다. 상황이 개선되지 못하면 증시에서 퇴출될 가능성도 농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탕한 돈질에도 일가견이 있는 자웨팅은 현재 중국 금융당국에 의해 라오라이(老賴·악질 채무자)로 분류되고 있지만 여전히 버릇을 고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오너 리스크로 인해 사라진 기업들이 많다. 산시(山西)성을 대표하던 기업인 하이신(海鑫)강철그룹, 푸젠(福建)성의 대형 구두회사 푸구이냐오(富貴鳥) 등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모두 오너들이 모럴 해저드에 빠져 허우적거린 탓에 일찌감치 사라지는 운명을 감수해야 했다.

중국은 시장이 엄청나게 크기 때문에 무슨 업종으로 사업을 하더라도 일단 대박이 터지면 바로 재벌이 된다. 그러다 보니 기업가 정신이 일천하고 능력이 부족한 무자격자들도 일거에 신분 상승을 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엉뚱한 생각을 하기에도 이른다. 말할 것도 없이 결과는 파멸이라고 봐도 괜찮다.

자신도 한 때 큰 성공을 했다가 파산한 경험이 있는 베이징의 기업인 인싱르(尹星日) 씨는 “중국에서의 사업은 운이 많이 작용한다. 특별한 능력이 없는데도 사업에 성공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이럴 경우 그 기업의 경영자는 자신이 대단하다고 생각, 뻔한 결과를 가져오는 일탈을 하게 된다. 늘 기업가 정신을 잃지 않고 초심을 견지해야 100년 가는 기업을 만들 수 있다”면서 중국 재계의 오너 리스크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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