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복지예산 깎고 쪽지예산 퍼주고…세비는 2년 연속 인상

복지예산 깎고 쪽지예산 퍼주고…세비는 2년 연속 인상

기사승인 2018. 12. 09. 17:57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내년 예산안 역대 최악 지각처리
여야 원내지도부·예결위원 등
실세 지역구 무더기 예산 증액
'세비 인상 중단' 청와대 청원글 쇄도
clip20181209175530
8일 새벽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19년 예산안이 상정된 후 민주평화당장병완 원내대표가 반대토론을 하고 있다. 본회의장 시계가 새벽 4시를 알리고 있다./연합
내년도 예산안이 역대 최악으로 지각 처리된 가운데 여야 실세 의원들의 지역구 예산 챙기기는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야가 예산안 처리 시한을 엿새나 허비하면서도 물밑에선 자신들의 지역구 민원을 끼워 넣는 ‘쪽지 예산’을 주고받는 구태가 되풀이 됐다. 국회의원들의 세비도 2년 연속 올랐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실세 의원이나 예산 심사를 다뤘던 원내지도부와 예산결산특별위원들의 예산 챙기기가 두드러졌다. 예산안 합의의 당사자였던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역구인 인천 부평을에 지역대중음악자료원 설립 예산으로 2억원을 타냈다. 카운터파트였던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서울 강서을 지역에서 서울 지하철 9호선 증차 예산 500억원을 챙겼다.

문희상 국회의장 지역구인 경기 의정부갑에서는 망월사역 시설개선비가 15억원, 행복두리센터 건립비가 10억원 증액됐다. 집권 여당인 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지역구인 세종시에는 국립세종수목원 조성 예산이 정부안보다 253억원 추가로 늘어났다. 예결위 민주당 간사 조정식 의원은 지역구 죽율 푸르지오 6차 앞 선형불량도로 개선비를 10억원 더 타냈다.

예산 심사 선봉에 섰던 한국당 의원들도 무더기로 지역구 예산 증액을 관철시켰다. 예결위원장을 맡은 한국당 안상수 의원은 지역구 추모공원 예산 8억4000만원을 비롯해 예산심사 과정에서 16억을 증액했다. 예결위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지역구 예산으로 80억원 가량을 증액했다.

예산안과 선거구제 개편 연계 처리를 주장하며 협상 과정에서 자리를 박차고 나온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도 지역구 예산을 챙겼다. 김 원내대표는 지역구인 전북 군산에서의 노후 상수관망 정비 예산 22억원 등을 추가했다.

◇ “민주·한국, 자기 밥그릇 챙기고 국민 밥그릇 내다버려”

지역구 예산을 증액에 성공한 일부 의원들은 밀실·깜깜이 심사라는 국민적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자신들의 치적을 홍보하는 데 열을 올렸다. 야당의 한 의원은 문자 메시지를 통해 “당초 정부 예산에는 편성되지 않았지만 저의 혼신적인 노력으로 심의과정에서 증액시켰다”며 성과를 자랑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거대 양당이 예산 나눠먹기 짬짜미를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선거제 개편을 촉구하며 사흘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양당 밀실 합의한 새해 예산은 대욕비도(大慾非道·욕심이 많고 무자비함)”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예산안 심사과정에서 사회복지 예산은 깎고 여야 실세들의 지역구 예산은 수백억씩 챙긴 것을 지적했다. 이 대표는 “약자들의 희망은 삭감되고 양당의 잇속만 증액됐다”고 규탄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양당이 자기 밥그릇 챙기기 증액을 실시했다”면서 “국민 밥그릇도 내다버리는 나쁜 감액도 진행됐다”고 비난했다.

여야는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세비(歲費)까지 인상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내년도 의원 세비는 올해보다 1.8% 늘어난 1억472만원으로 책정됐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국회의원 셀프 세비 인상을 즉각 중단하라’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9일 오후 현재 10만 명이 훨씬 넘는 청원 글이 쇄도하며 민주당·한국당만의 예산안 합의 처리에 대한 국민적 후폭풍이 거세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