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펑 운’ 박지영, 그를 달라지게 만든 세 가지

기사승인 2018. 12. 10.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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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주먹 KLPGA
박지영이 지난 9일 효성 챔피언십 우승 확정 버디 퍼팅 직후 주먹을 불끈 쥐며 좋아하고 있다. 사진=KLPGA
박지영(22)은 펑펑 울었다. 남모를 2년 6개월의 마음고생이 스쳐갔기 때문이다. 그는 신인상을 탔던 2015년 거칠 것이 없던 19살 유망주였다. 국가대표 상비군을 지냈고 3년 전만 해도 2013년 김효주(23), 2014년 백규정(23)의 대를 이을 재목감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2016시즌 첫 우승을 맛본 뒤 슬럼프가 찾아왔다. 신인왕의 이름값은 새로 등장한 강자들 사이에서 조용히 잊혀갔다. 박지영은 “될 듯 말 듯해서 속이 많이 상했다”며 “드디어 우승하니까 됐구나 하는 생각에 눈물이 너무 많이 났다. 이렇게 많이 울 줄은 나도 몰랐다”고 눈물을 훔쳤다.

2019시즌을 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개막전 우승자는 예상을 깬 박지영이었다. 박지영은 지난 9일 베트남 호찌민 근교 트윈도브스 골프클럽(파72·6579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개막전 효성 챔피언십 위드 SBS골프(총상금 7억원·우승상금 1억4000만원)에서 사흘간 합계 10언더파 206타로 정상을 차지했다. 그의 우승은 2016년 6월 에쓰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 이후 약 2년6개월 만이자 KLPGA 2승째다.

원동력은 자신감 회복과 기술적 변화다. 박지영은 “베트남에 오기 전부터 연습할 때 원하는 대로 스윙이 만들어지면서 자신감 많이 얻고 와서 쳤던 것이 주효했다”면서 “아이언 샷이 가장 효자였다고 생각한다. 세컨드 샷에서 다른 선수들보다 많은 버디 찬스를 만든 것이 우승으로 이어졌다. 스윙을 많이 바꿨다. 백스윙도 바꾸고 다운스윙 모션(하체 움직임)을 바꾸면서 거리도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침착함도 빼놓을 수 없다. 마지막 날 4~5명의 다른 경쟁자들이 들쭉날쭉하던 때 박지영은 차분하게 파 세이브를 이어갔고 마지막 18번 홀(파5) 우승 버디로 마침내 정상을 되찾았다. 박지영은 “할 수 있다는 생각과 무조건 홀 근처로 갈 것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이 어떤 상황에서든 움츠러들지 않고 내 스윙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웃었다.

이어 그는 “욕심 부려서 마지막 날 망가진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욕심만 부리지 말자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그냥 하늘이 알아서 결정해 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항상 따라다니면서 고생하는 부모님께 효도한 것 같아 기쁘다”고 덧붙였다.

2019시즌 개막전을 우승하면서 박지영은 새 시즌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목표 수정이 불가피하다. 그는 “사실 시즌 목표를 1승, 통산 2승만 꼭 하자는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빨리 이뤄냈으니까 본격적으로 새 시즌이 시작되면 통산 3승을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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