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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산업 성장 못미치는 재활용 정책, 우유팩 쓰레기로 가득 찬 베트남 해변

우유산업 성장 못미치는 재활용 정책, 우유팩 쓰레기로 가득 찬 베트남 해변

기사승인 2018. 12. 10.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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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테트라팩 홈페이지
베트남에서 우유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우유팩의 사용량도 크게 늘고 있다. 해마다 80억 개의 우유팩이 판매되고 있지만 재활용되는 분량은 극히 일부에 그치고 있어 환경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의 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 남부 롱하이 해변에서 하룻밤 새 떠밀려온 우유팩을 모두 줍는데는 45분 가량이 걸린다. 이 지역 주민 응우옌 띠 응옥 땀 씨는 “하루 종일 우유팩만 줍는 것 같다”면서 “아침마다 3~4봉지 분량의 우유팩을 줍는다. 그래도 큰 파도가 한 번 치고 난 뒤 돌아보면 모래사장이 다시 우유팩으로 가득 덮여 있다”고 말했다. 이 해변에 떠내려 오는 쓰레기는 우유팩 뿐만이 아니지만 그녀는 우유팩이 가장 처리하기 힘들다면서 “플라스틱이나 종이는 이 동네 쓰레기 수거 업자들에게 팔면 된다. 하지만 우유팩을 수거해 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응우옌 씨는 아침마다 주운 해변의 우유팩 쓰레기들을 처리할 방법이 없어 그저 태워버린다면서 이웃들이 연기와 냄새 때문에 불평하는 일이 잦지만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낙농업체들이 포화상태에 이른 서구 시장 대신 아시아 시장 확대에 집중하면서 지난 10년간 베트남의 우유 소비도 거의 두 배로 증가했다. 베트남 우유시장은 이제 41억 달러 규모에 달한다. 우유산업이 크게 성장하면서 우유팩 공급업체도 덩달아 호황을 맞았다. 지난해 베트남 전역에서 판매된 우유팩의 수는 81억 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베트남의 재활용 프로그램은 이 같은 우유팩 사업의 급성장을 좀처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베트남에는 전국적으로 통합 시행되는 재활용 프로그램이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우유팩 쓰레기들은 해변을 가득 채우며 환경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우유 포장용기 공급업체 테트라팩에 따르면 베트남에는 빈탄 지역에 위치한 동띠엔 공장과 빈즈엉 지역의 뚜안안 공장 등 두 곳의 우유팩 재활용 시설이 있다. 이들 공장에서는 1년에 1만8000메트릭톤의 우유팩을 재활용한다. 1톤은 약 9만3000개의 우유팩 분량이다. 따라서 현재 재활용되는 우유팩의 양은 전체의 20% 수준에 불과하다. 동띠엔 공장의 푸안 꾸엣 띠엔 부대표는 “우유팩 재활용은 적절한 시스템과 기술이 갖춰져 있을 때만 가능하다”면서 “테트라팩은 판지와 플라스틱·알루미늄이 섞여 있다. 카드보드지를 분쇄하거나 플라스틱을 녹이는 것처럼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각 층을 분리해서 각각을 다른 방식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로썬 경제적 타산이 맞는 재활용 솔루션이 없어 도시 지역에서는 지방 당국의 허가를 받은 쓰레기 수거 업체들이 우유팩을 수거해 단순히 대규모 쓰레기 매립지에 매립하는 방식으로 처리하고 있다. 베트남 도시 지역의 비재활용 쓰레기 76~82%가 매립지로 향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시골 지역은 더욱 사정이 나쁘다. 쓰레기 수거 업체들이 수거하는 것은 전체의 약 10% 수준에 불과하며, 대부분은 길이나 바다에 그냥 버려진다.

환경정책연구기관 브라이터 그린의 미아 맥도날드 대표는 “베트남처럼 엄청나게 많은 우유팩이 전국에 공급되는 곳에서 재활용 대책이 없는 것은 매우 이상하고 불안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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