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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한국당 새 원내대표 선출…보수정당 첫 여성대표

나경원, 한국당 새 원내대표 선출…보수정당 첫 여성대표

기사승인 2018. 12. 1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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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한국당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정용기 정책위의장 선출
아시아투데이 이병화 기자 = 11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출 위한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에 선출된 나경원 의원과 정책위의장에 선출된 정용기 의원이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4선의 여성 정치인 나경원(서울 동작을) 의원이 11일 자유한국당 새 원내사령탑에 올랐다. 보수정당 첫 여성 원내대표를 맡게 된 나 원내대표는 내년 12월까지 제1야당인 한국당의 원내 전략을 진두지휘한다. 친박(친박근혜)과 잔류파 지지를 받은 나 원내대표의 당선으로 당내 친박계 입지는 탄탄해졌다는 평가다.

◇사실상 계파 대리전…친박·잔류파 대(對) 비박·복당파

친박·잔류파인 나 원내대표와 비박(비박근혜)·복당파인 김학용 후보의 2파전으로 치러진 경선은 사실상 계파 간 대결이 승부를 갈랐다. 특히 이번에 선출된 차기 원내지도부가 내년 초 예정된 전당대회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애초부터 계파 간 대리전·전초전 성격이 짙을 수밖에 없었다. 중립 성향으로 분류됐던 나 원내대표는 경선 기간 동안 친박계까지 지지세를 흡수하면서 친박·잔류파 대표 후보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한국당은 탄핵과 분당, 복당을 거치면서 당내에서 박근혜라는 구심점이 없어졌다. 강성 친박도 세를 잃으면서 상대적으로 범친박계와 중립파가 최대 계파가 됐다. 현재 한국당 소속 의원 과반 가량이 범친박계로 분류되는 당내 구도를 감안하면 나 원내대표의 전략이 맞아 떨어졌다.

친박계로서는 계파 색채가 다소 약하지만 자신들을 대리할 수 있는 중립 성향의 나 원내대표를 지지하면서 비박계·잔류파가 당을 장악하는 것을 막아내는 게 급선무였다. 그간 친박 진영에서는 ‘비박계 당 대표와 원내대표 투톱을 독식하면 안 된다’는 기류가 강했다. 비박계가 당권을 접수하는 데 대한 친박계의 경계심이 커지면서 표가 쏠렸다. 다만 친박계 결집이 나 원내대표 당선이라는 결과를 만들어 내면서 당내 계파 갈등이 다시 첨예하게 표출될 우려도 있다.

◇중립 표심·러닝메이트·보수 외연 확장 등 막판 변수

중립 지대 표심과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도 막판 표심에 큰 영향을 끼쳤다. 특히 이번 경선은 한국당 지역기반인 영남권 후보가 단 한 명도 출마하지 않았다. 때문에 중립지대 표심이 어느 후보를 선택했으냐가 향방을 좌우하는 중대 요소가 됐다.

당 안팎에선 나 원내대표가 높은 대중적 인지도가 강점으로 꼽히는 만큼 보수외연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최적의 카드라는 평가가 적잖았다. 중립 표심 역시 특정계파가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독식하는 구조가 아니라 각자의 계파가 당권과 원내 지휘권을 나눠갖는 형태로 계파 간 균형을 맞추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나 원내대표는 경선 내내 중립 성향을 바탕으로 하되 친박계 지지를 흡수하는 투트랙 전략을 썼다. 나 원내대표는 정견발표에서도 “계파정치를 종식해야 한다”면서 “상대방에 주홍글씨를 씌우는 우리 스스로의 자해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나 원내대표는 “권력에 줄서지 않았고 특정 계파의 핵심세력이었던 적이 없는 제가 적임자”라며 중립 지대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나 원내대표와 호흡을 맞춘 재선의 정용기 새 정책위의장은 6·13 지방선거 패배 후부터 김성태 전 원내대표를 비롯한 복당파 지도부에 반기를 드는 행보를 이어왔다. 비박·잔류파의 독식을 제어할 카드로 범(凡)친박으로 통하는 정 의장과 손잡은 게 유효한 전략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정 의장이 민자당 공채 1기 출신의 정통 관료로 대여 투쟁력과 협상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도 시너지 요인이 됐다.

범친박계 유기준 의원이 불출마하면서 친박계 표심 분산을 막게 된 것도 나 원내대표 당선에 도움을 줬다. 여기에 원내대표만 세 번째 도전인 나 원내대표에 대한 동정론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나경원 당선4
아시아투데이 이병화 기자 = 11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출 위한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에 선출된 나경원 원내대표가 당선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병화 기자photolbh@
◇보수우파연대 통합작업·계파 갈등 종식·총선 준비 등 과제

당 비대위 체제가 내년 2월 종료되는 가운데 나 원내대표는 당분간 원톱체제로 당을 이끌면서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 나 원내대표 취임으로 가장 먼저 보수통합의 방향성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나 원내대표가 보수통합과 관련해 “태극기부터 안철수까지”라고 꾸준히 밝히고 있는 만큼 보수우파연대와의 통합 작업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내 해묵은 계파 갈등을 해결하고 ‘웰빙 보수 정당’에서 정부·여당에 맞선 수권정당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는 과제도 풀어내야 한다. 특히 2020년 총선에서 국민적 지지를 받아야 하는 절박한 처지에 놓였다. 나 원내대표의 경우 선명성 부족이 단점으로 꼽히지만 보수진영 첫 여성 원내대표라는 정치적 상징성이 적지 않다. 당 의원들에게 야성(野性)을 심어주는 문제도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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