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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포커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창립 60년 만에 ‘상장’ 승부수

[투데이포커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창립 60년 만에 ‘상장’ 승부수

기사승인 2018. 12.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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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신창재 회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창립 60년 만에 ‘상장’ 결단을 내렸다.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2022년 시행 예정인 새 회계기준(IFRS17)과 새 지급여력제도(K-ICS·킥스)에 대비하기 위한 자본확충이 필요해서다. 최근 재무적투자자(FI)들의 풋옵션(투자금 회수를 위한 지분 매수청구) 압박도 신 회장이 상장 승부수를 던진 이유로 거론된다. IPO가 성사되면 생보사 중 여섯 번째며, 신 회장으로선 경영 부담을 덜게 된다. 다만 생보시장 침체와 증시 악화 등 상장 여건이 좋지 않아 흥행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그간 생보업계 ‘빅3’인 교보생명의 상장 가능성은 지속적으로 거론돼 왔다. 교보생명은 지난 9월 기준 지급여력비율(RBC)이 292%로 기준치(100%)를 웃돌지만, IFRS17이 시행되면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IFRS17은 부채 평가기준이 원가가 아닌 ‘시장가격’으로 책정되므로 ‘부실 보험사’가 되지 않으려면 더 많은 자본을 쌓아야 한다. 교보생명은 2조~5조원 이상 자본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한다.

하지만 신중한 성격으로 알려진 신 회장은 수년 간 상장을 미뤘다. 상장 여건이 좋지 않은데다 신주 발행 시 지분율 희석 우려 때문으로 풀이됐다. 현재 교보생명 최대주주는 신 회장(33.8%)이며, 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은 39.4%다. 신 회장은 상장을 고민하는 동안 내실을 다졌다는 게 교보생명의 설명이다. 매년 5000억원 안팎을 당기이익금으로 쌓았고, 지난해 7월 5억달러(약 5600억원) 규모의 해외신종자본증권도 발행해 RBC 비율을 15%포인트 끌어올렸다.

그러나 신 회장도 더는 피할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지난 10월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FI들은 보유한 지분 24%·1조2000억원에 대한 풋옵션을 행사하겠다고 신 회장에게 통보했다. FI들은 2012년 지분 매입 당시 2015년 9월까지 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신 회장에게 지분을 되파는 풋옵션을 받았다. 약속시한은 어느 덧 3년을 넘겼다. 풋옵션이 행사되면 신 회장은 FI에게 1조원가량을 돌려줘야 한다. 대주주인 신 회장으로선 경영권 방어에 부담일 수밖에 없다.

고심 끝에 신 회장이 결정을 내리면서 교보생명도 한숨 돌리게 됐다. 교보생명 측은 상장이 이뤄지면 업계 최상위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 1958년 설립된 교보생명의 현재 총자산은 107조원이며, 보유계약자는 430만 명, 보유계약은 305조원에 이른다. 신용등급은 무디스 기준 4년 연속 A1, ROE(자기자본이익률)는 2004년 이후 대형사 중 1위를 기록했다.

실제 상장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고령화와 경기침체로 생명보험 시장이 위축된데다, 증시마저 부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지금 교보생명 상장 시 시가총액을 4조원대로 추산한다. 또한 아직 금융당국의 정확한 ‘킥스’안이 나오지 않았고 금리 변동성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FI들의 풋옵션 철회 여부도 변수다. 심사숙고해 승부수를 던진 신 회장의 선택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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