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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주, 역대 최대 실적·금리 인상에도 맥 못추는 이유는

은행주, 역대 최대 실적·금리 인상에도 맥 못추는 이유는

기사승인 2018. 12.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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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상승기 수혜주로는 단연 ‘은행주’를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이 공식이 깨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가운데 올해 역대 최대 실적까지 기록할 것으로 예상됨에도 불구, 주가는 오히려 급락하는 모습이다. 정부의 은행 규제 강화 움직임과 국내 경기침체 우려로 이익 증가세가 조만간 꺾일 가능성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배당 확대 등의 적극적인 주주 부양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올해 채용비리 등의 이슈로 대외 활동에 소극적이었던 최고경영자(CEO)들이 행보를 본격화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했다. 주가 부양의 책임을 지고 기업설명회(IR) 및 투자자 유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해외 진출·인수합병(M&A) 등을 모색하며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기둔화·정부규제 탓...주가 최대 30% 폭락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과 신한금융 주가는 연초대비 각각 30%, 20.4% 떨어졌다. 전날에 이어 52주 최저가를 갈아치웠다. 그나마 선방한 곳은 우리은행이다. 내년 지주사 출범 등의 호재에 주가가 1.6% 떨어지는데 그쳤다. 하나금융은 30.3% 떨어지며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내년 경기가 하강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기가 나빠지면 시중금리 상승폭이 제한되며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취약차주가 늘며 연체율이 상승하게 된다.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점도 투자자들의 기대심리를 낮추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금리 동결을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현재 투자부진과 수출불안, 고용악화 등 경기 전반에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금리를 올렸다가는 금융 불안이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산금리 및 카드 수수료 인하, 취약차주 채무조정제도 등의 정부 규제도 은행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또 9·13 부동산대책, DSR, RTI 도입으로 가계 대출 확대가 어려워진 점도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김한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의 추가 상승이 어렵다는 인식과 정부 규제 우려로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성장폭 꺾일 것...“주가 부양책 모색해야”
이는 고스란히 실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올해 은행들은 역대 최대 이익을 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주요 금융지주 및 은행(KB·신한·하나금융, 우리·IBK기업은행)의 순이익은 총 13조296억원으로, 이는 전년 대비 11.9% 늘어났다.

반면 내년에는 성장폭이 크게 둔화될 전망이다. 은행들 자체적으로 내년 대출자산 성장률 목표치를 3~6%대로 올해(6~8%)의 절반 수준까지 낮춰잡았다. 그러나 이마저도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비관론이 은행 내부에도 완연한 상황이다.

이에 적극적인 주가 부양책이 모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배당성향을 빠르게 확대해 투자자들의 발걸음을 돌려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CEO들이 경영 보폭을 넓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신한금융·KB금융·하나금융의 작년 배당성향(순이익에서 현금배당 비중)은 24%·23%·22%로, 올해도 전년 수준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5년간 10%였던 배당성향을 20%로 빠르게 높여온 것과 달리 속도 조절에 나선 모습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채용비리 여파에 대외 활동에 적극적이지 못했던 CEO들이 이제는 발로 뛰며 주가 부양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며 “해외 IR나 M&A 모색 등을 통해 성장성을 끌어올리려고 노력해야 투자자들이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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