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살 나이 잊은 박상현의 재발견, 쇼트게임 천재와 동기부여

기사승인 2018. 12. 17.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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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티샷 KPGA
박상현이 티샷을 하고 있다. 사진=KPGA
박상현(35)은 작은 거인이다. 171㎝의 키에 약 70㎏의 몸무게로 실물이 다른 프로 골퍼들에 비해 왜소하다고 느껴진다. 그러나 승부 근성만큼은 거인이 따로 없다. 35살의 늦은 나이에 아시아 무대를 호령할 수 있었던 데는 특유의 근성과 영리함이 큰 동력으로 작용했다.

박상현은 지난 1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로열 자카르타 골프클럽에서 끝난 아시안 투어 시즌 최종전인 BNI 인도네시아 마스터스에서 공동 41위(최종 합계 이븐파 288타)에 그쳤다. 한 달 전 “아시안 투어 상금왕을 꼭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으나 신인왕을 거머쥐며 절반의 성공을 맛봤다.

◇ 늦깎이 신인왕, 얼마나 잘했나
아시안 투어는 상금 순위에 따라 신인왕을 가린다. 한국 선수로는 2010년 노승열(27) 이후 8년만의 상금왕에 도전했던 박상현은 이번 시즌 아시안 투어에서 총상금 56만6211달러(약 6억4000만원)를 쌓았다. 샤르마 슈반카르(인도)에 이어 전체 2위이자 신인 중 최다를 기록했다.

올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와 아시안 투어가 공동 주최한 대회였던 GS 칼텍스 매경 오픈과 신한 동해 오픈에서 우승하고 코오롱 한국 오픈은 준우승하면서 상금을 쓸어 담은 결과다. 코리안 투어·아시안 투어 동시 상금왕 등극에는 실패했으나 박상현은 신인상과 더불어 유러피언 투어 카드도 따냈다.

KPGA에서 상금왕과 덕춘상(최저타수상), 골프 기자단이 주는 베스트 플레이어 등 3관왕에 오른 박상현으로서는 시즌 막바지 KPGA 대상 경쟁과 영예의 시상식을 포기하면서까지 남은 아시안 투어에 집중한 보람을 얻었다.

박상현 웃음 연합
활짝 웃고 있는 박상현. 사진=연합뉴스
◇ 멈추지 않는 도전, 그의 동기부여는
박상현은 어릴 적 쇼트트랙 선수였을 만큼 운동 신경을 타고 났다. 중학교 1학년 때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했고 넉 달 만에 본격적인 선수의 길을 걷게 된다.

신체적 불리함 때문에 드라이버 샷 평균 비거리가 270야드대에 머물러 다른 선수들에 비해 많이 뒤쳐지지만 정확한 컴퓨터 아이언샷과 괄목할 만한 스크램블(그린을 놓쳤을 때 파나 버디를 잡아내는 수치) 능력으로 투어 최정상급 선수 반열에 올랐다. 스스로가 “쇼트게임은 다른 선수보다 많이 낫다”고 할 정도로 자신감이 넘친다. 여기에 영리한 경기 운영과 강한 승부 근성이 더해진다.

35살 늦깎이 아시안 투어 신인왕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유러피언 투어 티켓을 쥔 박상현은 꿈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마스터스 토너먼트에 출전하는 것을 다음 목표로 삼았다. 나아가 역사와 전통의 US 오픈과 디 오픈(브리티시 오픈)에서도 최고의 선수들과 겨뤄보고 싶은 바람이 크다. 박상현은 “개인적으로 메이저 대회 출전 욕심이 커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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