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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무역 특혜 박탈’ 위협에 경제 개혁 서두르는 미얀마, 외국인 투자자 잡아라

EU ‘무역 특혜 박탈’ 위협에 경제 개혁 서두르는 미얀마, 외국인 투자자 잡아라

기사승인 2018. 12. 1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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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만명이 넘는 난민을 발생시킨 로힝야 사태로 유럽연합(EU)의 관세 특혜 지위를 박탈당할 위기에 처한 미얀마가 외국인 투자자의 발길을 잡기 위해 경제 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외국은행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외국인 투자를 감독할 신규 부처를 설립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닛케이아시안리뷰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달 초 미얀마 경제 중심지 양곤에서 열린 섬유·의류 무역 관련 행사는 외국 업체들의 관심이 시들해져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섬유·의류는 낮은 인건비로 세계 의류업계의 주목을 받아온 미얀마의 대표적 수출품 가운데 하나. 그러나 이 행사에 참여한 일본 기업의 한 임원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의류 공장을 미얀마로 이전하려는 움직임이 둔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얀마는 2015년 9월 최저임금제를 도입한 이후 올해 5월 처음으로 최저임금을 33% 인상했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 후 550개의 의류공장 중 10곳이 고비용으로 인해 폐쇄됐다. 인건비는 아웃소싱 재봉 업체의 비용 가운데 70~80%를 차지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EU가 지난 10월 초 로힝야 사태 등 미얀마 정부의 인권 탄압을 이유로 미얀마에 대한 일반무역특혜관세(GSP) 특혜 박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반무역특혜관세란 EU가 최빈국 지원을 위해 무기를 제외한 모든 수출품에 제공하는 무관세·무쿼터(quota-free) 특혜를 말한다. 지난해 미얀마의 대(對) EU 수출액은 17억 달러로 2011년 대비 9배 증가했다. 미얀마의 수출에서 EU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일반무역특혜관세 대상에서 제외될 경우 미얀마 경제에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해외 기업들은 이미 미얀마에 대한 투자를 꺼리고 있다. 주 미얀마 유럽상공회의사가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유럽 기업의 46%는 미얀마의 경제 여건이 악화하고 있다고 답했다. 실제 지난 10월까지 미얀마에서 승인된 외국인 투자액은 31억 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60% 감소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3일 미얀마의 경제성장률을 연초 전망치 7%에서 0.6%포인트 감소한 6.4%로 낮추기도 했다.

미얀마 정부는 대응 조치 마련에 나서고 있다. 지난 11월 중순 외국인 투자 촉진을 담당하는 ‘투자해외경제관계부’를 신설하고 아웅산 수치 국가 자문역의 최측근인 우 타웅 툰 미얀마 투자위원회 위원장을 장관으로 임명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또 미얀마 중앙은행은 11월부터 외국계 은행들의 자국 내 기업에 대한 대출·송금 서비스 제공을 허용했다. 하지만 다수의 미얀마 기업들은 신용등급이 낮아 중앙은행의 새 정책이 소기의 효과를 발휘하기 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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