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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신한-우리銀, 서울시금고 둘러싼 ‘감정싸움’ 격화

[취재뒷담화]신한-우리銀, 서울시금고 둘러싼 ‘감정싸움’ 격화

기사승인 2018. 12.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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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금융권을 뜨겁게 달궜던 ‘서울시금고’ 쟁탈전이 이제는 소송전으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이 104년간 서울시금고 업무를 독점해왔던 우리은행의 자리를 탈환하고 핵심 인력들 모시기에 나서자, 우리은행이 영업비밀 유출을 우려해 법적 대응에 나선 것입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서울시금고 업무를 17년간 맡았던 서울시청지점 부지점장 A씨를 상대로 법원에 전직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습니다. A씨는 신한은행으로부터 지점장 승진, 연봉 인상 등의 파격조건으로 이직제의를 받고 우리은행에 사표를 제출했으나 사표 수리가 보류된 상황입니다.

신한은행 측은 “기관 업무 유경험자를 대상으로 채용 공고를 낸 것”이라며 일축하고 있으나, 우리은행 직원을 타깃으로 낸 경력직 공채였다는 것이 금융권 관계자들의 주장입니다.

이미 업계에는 6개월 전부터 소문이 파다했습니다. 신한은행의 입장에서는 당장 내년 1월부터 차질 없이 서울시금고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노하우를 가진 인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번 소송전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은행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직 자체가 드물기도 하지만, 은행에서 전직 금지 소송까지 걸며 강경 대응한 적이 없었습니다. ‘영업 비밀 유출’도 이 업권에서는 생소한 단어입니다.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해 제품을 만드는 제조업과 달리 은행업은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구조기 때문이죠.

우리은행은 일반 은행 업무와 다른 특수성을 감안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00여년간 축적된 서울시 자금 동향, 전산 관리 노하우는 영업기밀 사항이라는 것이죠. A씨가 시금고 관련자료를 반출한 정황이 포착된 만큼, 이를 간과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이 과정의 배후에 신한은행이 개입돼있는 지도 따져봐야할 문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려되는 점은 보름 앞으로 다가온 신한은행의 서울시 금고 운영에 자칫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서울시민들이 피해를 겪지 않게끔 잡음을 잘 마무리하고 성공적인 첫발을 내딛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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