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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대, 위기에 직면한 중국의 ‘억만장자 공장’ 선전

트럼프 시대, 위기에 직면한 중국의 ‘억만장자 공장’ 선전

기사승인 2018. 12. 18.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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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nzhen_CBD_and_River
사진출처=/위키미디어
중국 광둥성의 선전은 올해로 40주년을 맞은 중국 개혁·개방의 시원(始原)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정부가 1980년대 개혁·개방 정책을 펼치며 가장 먼저 경제특구로 지정된 선전은 이제 에어컨에서부터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것을 만들어내는 생산기지로 거듭났으며, 현재 최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이 빛나는 업적의 거대 도시, 그리고 이 곳에 터를 잡은 억만장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이후 무역 분쟁이 늘어가는 국제적 분위기에 따라 새로운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의 1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홍콩 북쪽 주강 삼각주(Pearl River Delta)에 위치한 선전은 개혁·개방 이전에는 광둥성의 작은 어촌 마을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수 백개 기업의 본사가 위치한 거대한 메트로폴리탄으로 다시 태어났다. 올해 선전의 국내총생산(GDP)은 3500억 달러(약 39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Bloomberg Billionaires Index)에서 자산 상위 500위 안에 든 부자 가운데 41명이 중국 출신이다. 이로 인해 중국은 미국(172명)에 이어 억만장자 보유국 2위에 올랐다. 이 순위에 이름을 올린 중국 부자의 자산은 3980억 달러(약 450조원) 수준. 이중 8명이 선전에서 기업을 운영중이다. 여기에는 온라인 서비스 업체 ‘텐센트’의 마화텅(馬化騰) 회장과 미국의 테슬라보다 더 많은 전기자동차를 생산하는 중국 최대 전기자동차 기업 비야디(BYD)의 왕촨푸(王傳福) 회장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 8인의 재산을 합하면 1100억 달러(약 124조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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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들도 새로운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제품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중국 경제 전체에 먹구름이 끼고 있기 때문. 지난 1일 미국의 요청으로 캐나다에서 중국 선전 소재 통신장비기업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부회장이 체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증시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기술주 위주의 선전종합지수는 올해 약 30% 하락, 지난 2011년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온라인 사업의 광고 수익 감소·중국 경제의 전반적인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 등으로 인터넷 관련주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모닝스타 인베스트먼트서비스의 첼시 탐 애널리스트는 설명했다.

베이징에 소재한 장강 경영대학원(長江商學院)의 류징 회계·금융담당 교수는 “선전 등 여러 지역의 기업가들이 향후 수 년간 거센 풍파를 겪게 될 것”이라면서 “(중국 기업가들은) 글로벌 시장이 더 이상 개방적이지 않은데다 자국 내 수요마저 부족해질 가능성에 직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들 기업가들은 자국 내에서도 늘어나는 압력을 실감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평등’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중국의 조세 정책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새로운 조세 제도는 부유한 기업가들과 그들이 운영하는 거대 기업에 더욱 고성능의 현미경을 들이밀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여전히 민간기업과 기업인들을 경제 성장 동력으로 지지하고는 있지만 개인의 부와 소득 불평등에 관해 점차 이전과는 다른 태도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 당국은 저소득층에 대한 세금을 줄이고 부동산과 기타 자산에 대한 세금을 인상, 최상위 부유층에 대한 부담을 증가시키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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