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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착공식·남북유해발굴, 대북제재 관문 사실상 넘었다

철도착공식·남북유해발굴, 대북제재 관문 사실상 넘었다

기사승인 2018. 12. 2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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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장으로 향하는 이도훈-스티븐 비건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로비에서 워킹그룹 2차 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제공=연합뉴스
오는 26일 진행될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과 내년 봄 남북이 공동으로 시작할 6·25 전사자 유해발굴 사업이 대북제재의 관문을 사실상 넘어섰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1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미국의 북핵 실무협상을 이끄는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와 한미 ‘워킹그룹’ 2차 회의를 가진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워킹그룹에서(을 통해) 철도 연결사업과 관련해서 착공식이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26일 북한 개성 판문역에서 열리는 철도 연결사업 착공식의 경우 행사 자체는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등에 저촉되지 않지만, 행사를 위해 북으로 반출할 물품에 대해 대북 제재 예외 인정을 받아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 본부장은 “남북 간 유해발굴 사업도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게 됐다”며 “북한 동포에 대한 타미플루 제공도 해결됐다”고 전했다.

남북은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9·19 남북군사합의서)에 따라 내년 4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6·25 전쟁 당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강원도 철원군 비무장지대(DMZ) 내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공동유해발굴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이 본부장의 말은 공동유해발굴사업을 위해 이뤄져야할 각종 발굴 장비 등의 대북 반출에 대해 제재 적용을 면제하는데 미국측이 동의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도훈 본부장은 “우리 둘(한미)은 지금부터 시작해서 내년 초까지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구축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시기라는데 뜻을 함께했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미국과 북한 사이에 실무협상이 조속히 개최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머지 (이산가족) 화상상봉 등 여러 이슈를 모두 다 이야기했다”면서 “잔잔한 문제들이 좀 남아 있는 것에 대해서는 다음 해의 협의를 통해 계속 해결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800만 달러 규모인 국제기구를 통한 우리 정부의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도 “미국도 인도적 지원은 유엔 제재 대상이 아니라는 견지 하에서 이 문제를 리뷰(검토)하기 시작했다”며 “그 과정에서 우리가 계속 의논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이어진 모두발언에서 “우리는 북한 파트너와 다음 단계의 논의를 하기를 열망한다”면서 “그 과정(후속 북미대화)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의 다가올 정상회담에 대한 일부 구체적 사항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이어 2차 북미정상회담의 날짜와 장소에 대해서는 현재 발표할 것이 없다고 전재한 뒤 “수용가능한 결과에 이르기 위해 북한과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대북 제재에 대해서는 “(대북) 인도주의 지원이 유엔 제재에 의해 금지되지는 않지만 (단체 관계자에 대한) 면허 및 여행 허가에 대한 검토는 인도주의 단체가 북한에서 중요한 업무를 하는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우리는 워싱턴에 돌아가 관련 정책을 재검토하겠다고 약속했었다”면서 “이와 관련해 보다 효과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몇 가지 단계에 대해 한국의 파트너로부터 훌륭한 아이디어를 들어 기쁘다”고 덧붙였다.

비건 대표는 이와 관련 최근 외교적 채널을 통해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을 석방시킨 과정에서의 북한과의 협력이 북한에 적용했던 규정을 검토하게 된 요인이라고 설명하며 “우리가 더 자신감을 갖게 됐고, 그것을 기반으로 새해에 북한과 다른 일을 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그는 인도주의적 대북지원은 애시당초 제재 대상이 아니었다고 말하며 북한 방문에는 특정한 목적과 절차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북 인도적 지원 전반에 대해 “우리는 이 이슈들에 대해 논의했고 내년에 몇가지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했다”면서 “다음 만남때 더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협상 진전을 위한 대북제재 완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양자 및 독자 제재를 완화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북한과의 앞서 했던 약속의 맥락에서 우리는 양국 간 신뢰를 쌓기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비건 대표는 이번 한미 협의가 “매우 생산적”이었다면서 “이 모든 활동은 단지 한미 간 협력뿐만이 아닌 북한과 진전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것이다. 그 작업은 비핵화로 시작하지만, 우리 국가 간의 관계 변화와 한반도에서의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굳은 약속을 포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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