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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랏빚 8조원’ 오만, 올해 7조원 더 끌어오기로…해외차입 의존 ‘눈덩이’

‘나랏빚 8조원’ 오만, 올해 7조원 더 끌어오기로…해외차입 의존 ‘눈덩이’

기사승인 2019. 01. 0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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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혁 노력보다 해외차입 의존
부채 비율 4년 만에 4.93%→48.7%
국가 신용 '투자 부적격' 수준 강등
자금 조달비용 올라 국채수익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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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유가 폭락 이후 재정적 어려움을 겪어온 오만이 외부 차입에 의존해 부채를 탕감하면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오만 수도 무스카트 전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나랏빚 8조원을 짊어진 오만이 올해 7조원대의 해외 차입금을 또 끌어오기로 했다. 지난 2014년 유가 폭락 이후 국가 재정 중 외부 차입금 비중이 불어나고 있지만 정책 궤도를 수정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엔 글로벌 신용평가회사의 국가 신용도가 투자 부적격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자금 조달비용 상승이라는 악재까지 맞이하게 됐다. 시장에서는 향후 3년 내 오만이 투자 적격 국가로서의 지위를 잃을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오만은 최근 발표한 2019회계연도 예산안에서 정부 부채를 잡기 위해 62억3000만 달러(약 7조367억원)를 국내외에서 차입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차입금은 전체 정부 부채 72억7000만 달러(약 8조2000억원)의 86% 수준이다. 남은 부채 약 10억 달러(약 1조원)는 정부 예비금에서 집행하기로 했다. 오만 재무부는 성명에서 “해외 차입에 중점을 둔 것은 외화 유동성을 강화하고 외화준비금을 확충하기 위해서”라며 “민간 부문에서의 자금조달 부담도 최소화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산유국 오만은 국제유가가 폭락한 2014년 이후 경제 개혁 노력보다 외부 차입에 대한 의존을 늘려왔다. 그 결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이 2014년 4.93%에서 2018년 48.7%로 급증했다. 2020년엔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스태티스타(Statista)는 44%,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는 58%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피치는 지난해 12월 오만에 대해 투자 적격 등급 중 가장 낮은 ‘BBB-’에서 투자 부적격 등급인 ‘BB+’로 한 단계 강등하기도 했다. 피치는 강등 이유에 대해 “오만 정부의 주 수입원인 석유의 생산량·가격·시장 전망이 매우 불확실하다”면서 유가 흐름에 취약한 오만의 재정 문제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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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국가 신용등급이 내려가면 외화 자금조달 비용도 오른다는 점. 4년째 외부 차입에 의존하고 있는 오만의 경제 전략은 재정구조의 건전성 악화나 국채 수익률을 올리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외부 조건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세계 금융시장에서 외화 현금 흐름이 막혀 외환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돈을 빌려주려는 쪽은 줄고 돈을 구하려는 쪽은 늘게 되는데, 이처럼 수요가 공급보다 많으면 차입 금리는 오르게 된다. 빌리는 쪽에 선 오만의 부담이 커진다는 얘기다.

유가 하락세는 이어지고 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해 12월 24일(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6% 넘게 급락하며 1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도 브렌트유가 6.2% 떨어져 배럴당 50.47달러로 내려 앉으며 1년 4개월 만에 최저점을 갈아치웠다.

미국 자산운용사 프랭클린 템플턴 인베스트먼트의 중동 및 북아프리카 수석 투자 책임자인 모히에다인 크론폴은 “오만은 걸프 지역에서 유가에 가장 민감한 나라이기 때문에 석유 가격이 소폭 하락해도 상당한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아직 오만의 투자 적격 등급을 유지하고 있지만 2019~2020년 투자 부적격으로 강등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자산운용사 이튼 밴스 매니지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마셜 스토커는 “오만은 같은 이유로 재정 위기에 처한 바레인과 달리 사우디아라비아 등 역내 강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오지 않았다”며 “걸프국들이 자금난에 빠진 오만을 구출해 줄 것이란 보장이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1970년부터 오만을 통치해온 카보스 빈 사이드 오만 국왕(79)이 아직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았다”며 “이 같은 정치적 불확실성도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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