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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 대사 망명타진… 남북관계 파장 경계해야

[사설] 北 대사 망명타진… 남북관계 파장 경계해야

기사승인 2019. 01. 0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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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성길 이탈리아 주재 대사대리(48)가 최근 잠적해 제3국 망명을 신청 중인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중앙일보는 이날 “이탈리아 로마에서 근무 중이던 북한 대사관의 대사대리가 지난달 초 이탈리아 정부에 신변보호를 요청하고 서방국가로의 망명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기자들 질문에 보도 내용을 부인하지 않고 “아는 바 없다”고 했다.

조 대리대사는 현재 안전한 곳에서 이탈리아 정부의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3국행을 희망하고 있는 조 대리대사는 2015년 5월 현지에 부임했는데 3년 임기가 끝나 본국으로 귀환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녀 교육문제로 본국 귀환에 불응해 망명을 결심한 것으로 외교가는 보고 있다. 그가 한국을 희망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김정은 집권 후 대사급 망명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대리대사는 2016년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의 망명에 이은 핵심 외교관의 망명이 된다. 북한 외교관의 망명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 고영환 콩고대사관 1등 서기관 (1991년), 현성일 잠비아 대사관 3등 서기관 (1996년), 장승길 이집트 주재 북한 대사 (1997년) 등이 있다. 앞으로 망명이 이어질 수도 있다.

조 대리대사의 망명은 김정은에게 외교적 타격을 줄 게 분명하다. 우선 북한 외교관들의 마음이 흔들릴 수 있다. 북한 내부의 동요 역시 클 것이다. 지난 연말에 북한군 정치국원이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공개 총살돼 내부 동요가 극심하다는 보도가 나오는 상황이라 자칫 김정은 통치력에도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북한 외교관과 고위 관리에 대한 통제도 강화될 것이다.

남북관계도 영향을 받는다고 봐야 한다. 철도와 도로 연결공사 등으로 경협 물꼬가 막 트인 시점이라 북한이 반발하면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자칫 북·미 간 비핵화 대화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망명이 확인되면 정부는 조 대리대사의 신변안전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그가 어느 나라를 희망하든 안전하게 망명해서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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