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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시진핑 내부 단속 위해 전쟁 분위기 띄워

[기자의눈] 시진핑 내부 단속 위해 전쟁 분위기 띄워

기사승인 2019. 01. 06.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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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경제적 혼란의 정치 혼란 비화 차단 속셈
중국은 지난 해 40주년을 맞이한 개혁, 개방 정책 추진을 통해 세계 역사에서 전무후무한 눈부신 발전을 이룩한 유일한 사회주의 국가가 됐다고 단언해도 좋다. 40년 전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60 달러 남짓에서 지난해 9900 달러를 기록했으니 이렇게 말해도 진짜 괜찮을 듯하다. 여기에 구매력지수기준국민소득(PPP)이 이미 미국을 가볍게 제쳤을 것이라는 추정까지 더하면 더 이상의 말이 필요 없어진다. 이 정도 되면 지난 세기 한강의 기적을 일군 한국이 우습게 보일 수도 있지 않나 싶다.

하지만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는 법이다. 더구나 양지의 빛이 너무 찬란하면 음지의 음습함 역시 그에 상응하게 엄청날 수도 있다. 중국이라고 용 뺄 재주는 없다고 해야 한다. 휘황찬란한 개혁, 개방 추진 40주년의 성과 뒤에 가려 보이지 않는 부작용도 엄청나다고 봐도 좋은 것이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중국 오피니언 리더들의 최근 주장을 들어봐도 진짜 그렇다고 단언할 수 있다. 엄청난 빈부 및 지역간 격차, 잃어버린 20년을 경험한 일본 찜쪄 먹을 부동산 버블, 상상을 초월하는 부채 규모 등만 거론해도 상황이 상당히 심각하다는 사실을 바로 파악하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다.

당연히 시민들의 불평과 불만이 터져 나올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정권과 국가에 반기를 드는 세력의 등장도 가능할 수 있다. 하기야 1인당 GDP가 올해 1만 달러를 넘어설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14억 명 중국인들이 여전히 과거처럼 침묵을 지킬 것이라고 보는 것도 솔직히 이상하기는 하다. 실제로 최근 사회, 경제적 분위기를 보면 상황이 예사롭지 않기도 하다. 심지어 최고 권위를 가지는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권위에 도전하려는 움직임까지 감지되는 것이 현실이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공산당 1당 통치의 당위성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될 수 있는 것이다.

당연히 중국 당국 입장에서 이런 분위기는 용납될 수 없다. 사전에 철저하게 단속을 해야 한다. 하지만 경찰력을 동원한다거나 하는 1차원적인 방법으로는 이제 잘 통하지 않는다. 1인당 GDP가 1만 달러를 넘어가는 상황에서 그러다가는 호된 역풍을 맞을 수 있다. 그렇다면 고도의 전략이 필요하다. 이때 가장 좋은 것은 역시 공포 분위기 조성이라고 해야 한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전쟁 발발의 가능성을 입에 올리는 것이 아마 가장 좋지 않나 싶다.

그래서일까, 시 총서기 겸 주석은 새해 벽두부터 연일 전쟁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대만과 평화통일을 촉구한 내용의 ‘대만동포에 고하는 글’을 공표한지 40주년을 맞아 행한 2일의 중요 연설이 우선 그랬다. 양안(兩岸) 통일을 달성하는 선택 방안으로 무력 행사를 불사할 수도 있음을 분명히 했다. 4일 중국군사위원회 군사공작 회의를 주재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예측하기 어려운 리스크가 늘어나고 있다”고 위기감을 피력하면서 미국과 벌이는 군사와 무역 면의 대립을 염두에 두고 군사투쟁을 준비하라고 군부에 지시를 하달했다. 마치 양안과 미중 전쟁이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다는 자세가 아닌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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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일 전쟁 발발 가능성을 입에 올리는 시진핑 중국 총서기 겸 주석. 내부 단속용인 것으로 보이나 너무 과도한 감이 없지 않다./제공=런민르바오(人民日報).
현재 중국이 직면한 사회, 경제적 어려움이나 미중 무역전쟁 등을 상기할 경우 시 총서기 겸 주석의 자세가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중국 속담에 조조를 입에 올리면 조조가 나타난다’라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이렇게 마구 전쟁을 입에 올리는 것은 곤란하다. 말이 씨가 된다는 불후의 진리까지 더할 경우 더욱 그렇다고 해도 좋다. 이 경우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속담에서 알 수 있듯 전혀 예상 못한 횡액에 직면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역시 국가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심을 비우는 정공법을 써야 하지 않을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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