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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폭락에 피눈물 흘리면서 땅 치는 중 유학파들

몸값 폭락에 피눈물 흘리면서 땅 치는 중 유학파들

기사승인 2019. 01. 07.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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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라 애물단지 딱지
한 때 귀하신 몸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던 중국의 해외 유학파들이 최근 끝을 모르고 떨어지는 몸값 때문에 눈물을 흘리
고 있다. 학업을 위해 엄청난 액수의 학비와 각종 경비를 투자했음에도 귀국 후의 현실은 변변한 일자리 하나 마련하지 못하는 케이스가 태반인 탓이다. 더구나 일부는 국내파들보다 못한 대우에 만족한 채 주위로부터 능력이 그 것 밖에 되지 않느냐는 질타의 시선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언론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유학을 갔다 귀국한 중국의 젊은 청년들은 지난 세기 말까지만 해도 ‘하이구이’(海歸)로 불리면서 대단한 각광을 받았다. 이들을 원하는 기업이나 단체, 기관이 전국 곳곳에 넘쳐나면서 고액 연봉을 조건으로 내건 ‘입도선매’가 기본일 정도. 질시를 동반한 국내파들의 선망어린 눈초리가 몰린 것은 당연할 수 밖에 없었다. 고국을 잊지 않고 돌아왔다고 해서 이들에게 칭찬의 냄새가 물씬 나는 하이구이(海龜·귀소 본능이 있는 바다거북)라는 별칭이 붙여진 것도 이유가 있는 셈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전벽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닐 만큼 상황이 변했다. 평생이 보장될 입도선매는 고사하고 자신들에게 합당한 일자리를 찾는 것조차 어렵게 된 것. 천신만고 끝에 일자리를 찾아도 대우가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3대째 베이징에서 살고 있는 30대 초반의 청판후이(程盤會) 씨는 300만 위안(元·5억원)의 학비와 6년 동안의 노력을 투자한 끝에 수년 전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하지만 희망에 부풀어 귀국한 그는 곧바로 현실의 벽에 부딪쳤다. 간단치 않다고 생각한 자신의 스펙에 주목하는 기업들이 별로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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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구이의 현실을 잘 설명한 만평. 학업을 마치기 위해 투자는 엄청나게 했지만 중국 내의 현실은 냉혹하기만 하다. 취직도 어렵지만 설사 취업을 하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임금은 생각에 비해서는 형편없다./제공=징지르바오.
당황한 그는 각고의 노력 끝에 인공지능(AI) 분야의 중소기업인 현 직장을 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주변 지인들에게 떳떳하게 연봉 10만 위안도 안 되는 자신의 처지에 대해 자신있게 얘기를 못한다. 부모님이 살던 집까지 팔아 유학까지 마쳤는데도 국내파들에 비해 별로 나을 것 없는 대우를 받고 있는 탓이다. 그는 “유학을 위해 팔았던 부모님의 집이 지금은 5배 이상 올랐다. 그 집을 다시 사려면 평생을 벌어도 못 산다”면서 유학을 떠난 것이 후회스럽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하이구이들이 찬밥이 되고 있는 것은 유학파가 지천에 널린 현실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의 기술 및 학문 수준 향상 역시 이들에게는 불리한 요인이다. 하이구이들의 봄날은 갔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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