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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금강산관광 재개, 우리는 ‘조건’이 있다

[칼럼] 금강산관광 재개, 우리는 ‘조건’이 있다

기사승인 2019. 01. 0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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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김성환

아시아투데이 김성환 문화스포츠부장(직대) = 벽두부터 금광산관광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전제 조건과 대가 없는 금강산관광 재개’ 용의를 밝힌 것이 계기가 됐다. 지난해 남북 평화의 발걸음은 숨가빴다. 남북 정상은 세 차례나 만나면서 드라마틱한 역사를 썼다. 이로써 지구촌 최후의 ‘분단 국가’는 평화의 진원지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속내’가 어떻든 김 위원장의 발언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금강산관광은 남북 평화분위기를 이어가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 감소로 고전 중인 국내 관광산업 역시 이를 통해 활로를 모색할 수 있다. 금강산관광은 현대아산의 사업이지만 재개되면 비무장지대(DMZ) 등 여타 분단의 산물들까지 관광자원으로 주목받을 공산이 크다. 서울과 평양, 금강산과 한라산 등을 연계해 남북을 넘나드는 여정의 상품을 개발한다면 대한민국이 세계적으로 ‘평화관광’을 주도할 수 있다. ‘평화관광’은 관련산업은 물론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도 있다. 게다가 금강산관광을 위해 민간기업 등이 투자했던 기존의 대규모 자본과 인프라들을 다시 활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도 의미가 크다.

그런데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1998년 시작된 금강산관광이 어떻게 중단됐는지 곱씹어 봐야 한다. 금강산관광은 2008년 7월 11일 관광객 박왕자씨가 피살되며 중단됐다. 사건 당일 새벽 박씨가 숙소 인근 해변에서 관광객 출입 통제를 위한 철제 펜스를 무단으로 지났고, ‘멈추라’는 초소 병사의 경고를 무시한 채 달아나자 공포탄에 이어 실탄을 쐈다는 것이 당시 북한 당국의 일방적인 설명이었다. 그러나 사건의 진상은 10여년이 흐른 지금도 알수 없다. 관광객 사망에 대한 유감 표명 외에 북한의 공식적인 사과는 지금까지도 없었다.

김 위원장이 금강산관광 재개를 언급한 이후 일각에서는 당시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와 여행자의 신변안전장치 마련 등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결코 지나친 것이 아니다. 그동안 상황이 ‘좋지 않았다’고 치자. 지금이라도 그렇게 하면 될 일이다.

생명이 위협받는 곳을 일부러 찾아가는 여행자는 없다.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지역은 여행지로서 가치가 없다는 이야기다. 여행지에서 일어날 일들에 대해 충분히 예측 가능할 때 여행자는 안전하다는 생각을 갖는다. 예측 가능성은 기업활동의 잣대이기도 하다. 인풋에 대한 아웃풋이 충분히 예측 가능할 때 사업에 뛰어는 것이 기업이다. 예측 가능한 일들이 일어나는 곳이라야 여행자와 여행사가 꼬이고, 이런 곳이 지속 가능한 여행지가 된다. 금강산관광을 포함한 북한관광에 대한 여행사의 입장은 엇비슷하다. 관심은 커질 것이라면서도 안전과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심을 완전히 거두지 못하는 상황이다.

물론 금강산관광이 재개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대북제재가 풀려야하고 천안함 폭침 사건에 따른 5·24조치도 해제돼야 한다. 올 한해도 정상회담의 후속조치들이 차분하게 추진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금강산관광 재개 논의가 본격화한다면 관광객 신변안전 대책이 마련되고 당시 사건의 진상이 드러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화’라는 거대한 물결에 중요한 것들이 두루뭉술 쓸려가버릴 것 같아 안달 나는 것은 기우(杞憂)일까. 김 위원장은 ‘조건 없는 금강산관광의 재개’를 이야기했지만 우리는 반드시 ‘조건’을 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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