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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곳 생산 중단’ 방글라데시 의류공장 파업, 왜?

‘100여곳 생산 중단’ 방글라데시 의류공장 파업, 왜?

기사승인 2019. 01. 1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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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gladesh Garment Workers <YONHAP NO-3958> (AP)
사진=/AP, 연합뉴스
세계 2대 의류 수출국인 방글라데시에서 의류 공장 노동자들의 대규모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다. 지난 9일엔 5만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주요 고속도로를 점령해 시위를 벌였다. 이들 요구의 핵심은 최저임금 인상. 지난달 최저임금이 인상됐음에도 물가상승을 반영하지 못한 점과 열악한 노동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노동자들의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인근에서는 의류 공장 노동자들의 시위가 계속됐다. 현지 다카 트리뷴에 따르면 이날 아침 수 백명의 의류 공장 노동자들이 수도 다카와 북서쪽으로 100㎞ 떨어진 탕가일을 잇는 고속도로를 막아섰다. 경찰은 물대포를 동원해 이들을 해산시켰다. 시위대는 고속도로에서 최소 10대 이상의 차량을 파손시켰으며, 부상자도 10명 이상 발생했다.

방글라데시 의류 공장 노동자들의 시위는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6일째 이어졌다. 파업도 계속되고 있다. 9일 기준으로 현지의 의류 공장 100여곳은 파업으로 문을 닫았다. 이 가운데는 위탁 생산중인 세계적 패션 브랜드 H&M도 포함돼 있다.

방글라데시에서 의류산업은 수출 총액의 80%를 차지하는 핵심산업으로 꼽히지만 노동자들의 대우는 열악한 것으로 악명이 높다. 의류업계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고 거리로 나선 가장 큰 이유도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불만 때문. 셰이크 하시나 총리는 지날달 5년 만에 처음으로 의류업계 노동자 4000만명에 대한 최저임금을 51% 인상했다. 월 임금을 8000타카(약 10만6800원)로 올린 것. 그러나 의류업계 노동자들은 직무별로 처우가 다르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또한 임금 상승률이 최근 몇 년 간의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고, 그나마 노동현장에서는 이 같은 최저임금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는 것.

의류·봉제업계 관련 국제 노동단체인 아시아최저임금동맹(AFWA)은 방글라데시에서 최소한의 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임금은 월 3만7661타카(약 50만2000원)라고 추산했다. 이는 지난달 인상한 월 임금의 4배를 넘는 수준이며, 역으로 최소한의 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임금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는 얘기다.

의류 공장 노동자들은 임금뿐만 아니라 열악한 노동환경에도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앞서 지난 2013년에는 자라·망고 등 글로벌 브랜드 의류를 만드는 공장이 들어선 8층짜리 무허가 건물이 붕괴해 1143명이 사망한 비극도 발생했다.

방글라데시의 비정부기구인 ‘모두를 위한 재단’(MJF)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 다카와 근교 가지푸르에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일하는 의류 공장 노동자는 72%에 달했다. 이 보고서는 다카·가지푸르·나라얀간지·쪼또그람 등 방글라데시 4개 도시의 770만명 의류업계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담았다. 사전 통보없이 해고될지 모른다고 느낀다는 노동자도 다카·가지푸르에서 28.4%, 나라얀간지·쪼또그람에서 35%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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