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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자유한국당의 공개오디션과 한국의 마거릿 대처

[칼럼] 자유한국당의 공개오디션과 한국의 마거릿 대처

기사승인 2019. 01. 1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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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석
논설심의실장
자유한국당이 10일에서 12일에 걸쳐 전통적 강세지역 15개 지역의 조직위원장을 공개오디션으로 선발해서 화제다. 조직위원장에 당선되면 자신이 직접 구성한 당협운영위를 통해 당협위원장으로 선출될 수 있어 차후에 그 지역의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후보로 공천될 확률이 높다고 한다. 어느 정당에서나 공천권은 당내 권력을 잡기 위한 대표적 수단으로 인식되어 왔는데, 이런 인식을 뒤엎은 획기적 시도다.

각 후보는 자기소개, 질의응답, 토론 배틀 등에 나서고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 위원 6명과 각 지역에서 선발된 50명의 당원평가단이 60대 40의 비중으로 점수를 내 조직위원장을 선발했다. 서울 용산에서는 공개오디션에 이름이 잘 알려진 3선까지 했던 권영세 후보가 참여해 낙마라는 의외의 결과에 승복했다. 강남을에서도 31살의 정치 스타트업 정석원 대표가 선발됐다.

이런 새로운 시도가 우리나라를 올바로 이끌어갈 정치인들을 선별하는 최선의 방식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 아마도 이런 공개오디션은 말 잘하는 순발력이 뛰어난 사람들에게 유리할 텐데, 그런 순발력 말고도 정치지도자들에게 필요한 훌륭한 자질들을 가진 사람들이 배제될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런 공개오디션 제도는 계속 진화될 필요가 있다.

그런 진화 가운데 하나는 아마 ‘정치 아카데미’를 만들어 정치지도자로서의 자질을 키우고 검증하는 과정의 등장일 것이다. 이런 공개오디션이 슈퍼스타K를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하는데, 슈퍼스타K에서도 이렇게 한 번의 오디션으로 ‘가수’로 입문할 사람을 뽑지는 않는다. 훌륭한 정치인이 될 잠재력을 판단하는 것이 슈퍼스타K에서 가수의 자질을 평가하는 것보다 쉽다고 할 수는 없다. 영국의 대처 수상의 철학과 유머가 담긴 명연설도 개인의 자질이 훌륭한 선별 시스템을 만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자유한국당의 공개오디션을 통한 조직위원장 선발 시도는 충분히 평가할 만하다. 기득권 ‘웰빙’ 정당이 아니라고 백번 부인하는 것보다, 그리고 밀실 공천을 하지 않겠다고 열 번 기자회견을 여는 것보다 어쩌면 이런 공개오디션을 한 번 하는 게 자유한국당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쇄신하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

공개오디션을 유튜브로 방송한 것도 시청률이 저조했다고는 하나 어떤 정책들을 왜 펼치려고 하는지 꾸준히 알리는 의미가 있다. 시장에서 신상품을 출시한 상인들은 그 상품이 여타 상품들에 비해 어떤 점에서 더 좋은지 알리려고 꾸준히 노력한다. 그런 노력을 게을리하면 결국 소비자들에게 제값을 받을 수 없다. 정당의 경우에도 그런 노력이 부족하면 선거철이 되어 국민들에게 오른쪽 주머니의 세금을 빼낸다는 사실을 감춘 채 왼쪽 주머니에 넣어주는 ‘포퓰리즘’으로 표를 사려는 유혹을 받는다.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기여하고자 하는 강한 욕구를 가진 이들이 있다. 신재민 전 사무관이 문제가 된 유튜브를 업로드하기 전 인터넷에 올린 글을 보면, 그도 그런 사람인 것 같다. 자유한국당이 조직위원장 선발 공개오디션을 하루빨리 진화시켜서 이런 욕구들을 정치적 능력으로 키워내는 훌륭한 시스템을 탄생시켰으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한국의 대처, 한국의 레이건이 나올 날도 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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