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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중 글로벌 왕따 되나? 샴페인 성급히 터뜨려

[기자의눈] 중 글로벌 왕따 되나? 샴페인 성급히 터뜨려

기사승인 2019. 01. 15.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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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일찍 야심 드러내, 사면초가가 따로 없어
중국은 지난 세기 말까지만 해도 국제사회에서 목소리를 크게 높이는 법이 거의 없었다. 글로벌 초강대국인 미국과는 맞선다는 것도 언감생심이었을 정도였다. 이런 기조는 2002년 집권한 후진타오(胡錦濤) 전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이끈 10년 동안에도 비교적 변함이 없었다. 한마디로 덩샤오핑(鄧小平)이 남긴 유언이라고 해도 좋을 도광양회(韜光養晦·실력을 가능한 한 감추고 어둠 속에서 힘을 기름) 외교 전략이 잘 지켜졌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주석이 집권한 2012년 이후부터는 눈에 두드러지게 달라졌다. 조금 심하게 말하면 도광양회와는 완전히 반대되는 길로 내달렸다고 해도 좋았다. 진짜 그렇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단어도 있다. 바로 시 총서기 겸 주석이 입에 달고 다녔던 중국몽(中國夢)이다. 척 듣기만 해도 바로 중국의 실력이 이제는 미국에 비견될 만큼 컸으니 굳이 목소리를 죽이면서 납작 엎드릴 필요가 없지 않냐 하는 생각이 물씬 묻어나는 단어가 아닌가 싶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의 15일 전언에 따르면 중국은 진짜 지난 7년여 동안 글로벌 파워로 인정받기 위해 가능한 한 온갖 노력을 다 기울였다고 할 수 있다. 아무래도 일대일로(一帶一路·해상 및 육상 실크로드) 구축 프로젝트를 대표적으로 꼽아야 할 것 같다. 누가 보더라도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어야겠다는 최고 지도부의 야심을 기저에 깔고 있는 프로젝트가 분명하니 이렇게 단정해도 무리가 없다. 2004년 출범해 지난해 말까지 세계 138개 국가와 지역에 600여 개 가까이 설립된 공자학원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보인다. 중국몽과 연계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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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몽을 앞세워 글로벌 파워로 떠오르겠다는 야심을 구체화하는 중국이 최근 글로벌 왕따가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자학원이 줄줄이 폐쇄되는 것도 이런 현실을 말해주는 명확한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중국몽을 주창한 시 총서기 겸 주석이 국가부주석 시절인 2010년 6월 뉴질랜드 웰링턴의 빅토리아대학의 공자학원 설립식에서 축사를 하는 모습./제공=신화(新華)통신.
문제는 중국몽이라는 구호를 높이 쳐들고 실시되는 프로젝트들이 최근 들어 사사건건 벽에 부딪친다는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는 차고도 넘친다. 중국이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반중 감정 폭발, 미국과의 무역전쟁, 국영기업이라는 의심을 사고 있는 화웨이(華爲)에 대한 세계적 차원의 견제 등만 봐도 확실히 그렇다고 단언할 수 있다. 여기에 최근 공자학원이 줄줄이 퇴출되는 현실까지 더하면 시진핑 총서기 겸 주석의 중국몽은 거의 좌초에 직면하고 있다고 봐도 크게 무리가 없다.

여러 정황으로 볼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 총서기 겸 주석의 중국몽에 대한 반감이 대단한 것 같다. 작심하고 서방의 우방국들과 함께 글로벌 반중 연대를 결성, 중국을 압박하는 경향도 농후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중국에게는 안 된 말이나 반중 정서를 빨리 해결하지 않을 경우 글로벌 왕따가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중국이 지금이라도 샴페인을 너무 빨리 터뜨렸다는 판단 하에 사태 수습을 위한 현명한 조치들을 취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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