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잇따른 폭로와 진실 공방에 시민들 피로감...내부 소통 부재가 폭로 불러”

“잇따른 폭로와 진실 공방에 시민들 피로감...내부 소통 부재가 폭로 불러”

기사승인 2019. 01. 17. 11:12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새로운 자극 없으면 무덤덤"..."경제 어려워 나몰라라 하게 돼"
전문가 "잦은 폭로, 피로하게 하지만 우리사회 건강 방증"
미투
지난해 8월 18일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열린 ‘성폭력 성차별 끝장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모여 “안희정은 유죄다. 재판부도 유죄다”를 외치는 모습. /맹성규 기자
‘폭로’가 우리 사회를 공정하고 건강하게 바꾸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불순한 의도를 의심케 하는 일부 폭로자로 인해 더 큰 고통을 감수하며 언론 앞에 선 선의의 폭로자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늘고 있다. 또 시민들도 연이어 터져나오는 폭로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시민 이모씨(30)는 17일 최근 이어지고 있는 폭로와 이의 진위 여부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음을 언급하며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이에 따른 논란이 증폭되면서 폭로에 무덤덤하거나 때론 폭로 내용을 반신반의하게 된다”면서 “어렵게 입을 열었을텐데, 시민들이 믿지 않게 될까봐 걱정이다”고 말했다.

특히 미투 폭로 피해자라는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생기고,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무죄 판결 또는 무혐의 처분을 받는 등 폭로 내용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시민들의 관심이 줄어들고 있기도 하다.

이와 관련 시민 백모씨(25)는 “지난 1년간 사회 다방면에서 있었던 여러 종류의 폭로와 이에 따른 파장을 보도하는 뉴스를 접하다 보니 더 새로운 자극을 받지 않으면 무덤덤해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기재부 사무관 출신의 폭로와 진실 공방이 대표적인 예”라고 말했다.

또 경기 고양시에 거주하는 이인나씨(22·여)는 “명문대 출신의 5급 공무원이 유튜브를 통해 정부 정책 진행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을 때는 관심이 갔지만, 점차 의도와 진실성에 의구심을 갖게 됐다”며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나와 연관이 없는 폭로는 나몰라라 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사회 각계 각층에서 폭로가 이어지는 원인과 이를 무관심하게 받아들이는 현상을 ‘소통의 부재’로 꼽으면서도 사회 발전 과장의 한 단면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폭로가 많다는 것은 내부 소통이 없는 것”이라며 “잦은 폭로가 시민들을 피로하게 하는 측면은 있지만 이는 분명 우리 사회가 건강하게 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또 “먹고 사는 문제가 중요하다 보니 사회 자체가 경제 문제에만 집중, 다른 것은 항상 뒤로 밀리게 된다”며 “피로감을 이유로 소통하지 않고 아예 입을 닫아 버리는 것이야말로 사회 발전에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 교수는 “미투에서 출발한 우리 사회 폭로가 허위로 밝혀지거나 또 다른 목적을 가지고 폭로를 악용하는 경우가 있었기에 내부 고발자나 폭로자를 안 좋게 보는 경우도 있었다”고 불신이나 무관심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폭로가 역사의 물꼬를 새롭게 트는 계기를 마련한 만큼 이를 단순한 정보로 흘려선 안된다”며 “무조건 좋지 않게 생각하기 보다는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는 지혜와 성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