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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연금, 정치적 독립성·전문성부터 확보해야

[사설] 국민연금, 정치적 독립성·전문성부터 확보해야

기사승인 2019. 01. 17.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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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2대주주로 있는 대한항공과 3대주주로 있는 한진칼에 대해 3월 주주총회 때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연임에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6일 보건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으로 있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열려 두 회사에 대한 주주권 행사 여부를 수탁자전문위원회 검토를 거쳐 결정하기로 했는데 이 수탁자전문위원회의 구성으로 볼 때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런 국민연금의 민간기업 경영권에 대한 간섭은 국민으로부터 수탁한 돈을 잘 관리하는 집사(스튜어드)로서 장기적인 수익을 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주장되고 있다. 그러나 그런 주장이 가능하려면 여타 선진국들처럼 국민연금의 지배구조가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되어야 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우리나라는 정치권의 지배하에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0년 만에 마이너스 수익률과 이에 따른 10조원의 기금손실을 발생시켰다. 모든 국민이 약 3개월간 납부한 보험료가 날아간 것이다. 민간의 기금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벌써 난리가 났겠지만, 국민연금은 국민의 부담으로 해결하면 되기 때문인지 별로 개혁에 몸부림치지도 않는다.

한국은행은 민간 기업이 발행한 채권을 사지 않는다. 그런 매입 행위가 특정 기업의 사활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그런 분란에 휩싸여 독립성을 훼손당할 소지를 애초에 없애기 위해서다. 국민연금도 이런 한국은행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 국민연금의 정치적 독립성을 확보하는 지배구조 개혁도 없이 경영권 개입에 나선다면, 기업들은 혁신을 통한 도전보다는 정치권의 눈치 보기에 바쁠 것이다.

국민연금이 국민의 노후를 책임진 집사의 역할에 충실하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먼저 정치적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하는 지배구조 개혁에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면서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해서는 주주권 행사를 통해 장기적 수익률을 높이겠다면 누가 납득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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