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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한은…새해 금리 연 1.75% 유지(종합)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한은…새해 금리 연 1.75% 유지(종합)

기사승인 2019. 01. 24.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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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 주재하는 이주열 한은 총재<YONHAP NO-2540>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실에서 1월 통화정책방향 관련 금통위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금통위에선 이달 기준금리를 연 1.75%로 유지하기로 했다. /제공 = 연합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행 1.75%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했다. 각종 경제지표가 부진한 와중에 미국이 올 들어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나설 것을 시사하면서 한국은행도 보조를 맞추기 위해서다. 또 글로벌 무역분쟁 불씨가 꺼지지 않은 만큼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을 좀더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대외적으론 미국이 올 들어 금리인상 횟수를 종전 3회에서 1~2회로 낮추기로 하면서 한국은행의 숨통이 트였다. 글로벌 무역분쟁도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가 국내 물상승 압력이 여전히 낮다는 점과 저성장 기조 등도 한국은행의 발목을 잡는다.

그간 한·미 금리역전 현상이 지속되고 격차가 더 벌어질 경우 외국인 자본유출이 커져 국내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작동할 것이라는 우려가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카드에 힘을 실어줬었다.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너무 빨랐던 터라 한국은행이 뒤쫓아 금리를 올리는 형국을 보여왔었다.

이에 따라 시장의 눈은 오후에 발표될 수정경제전망으로 옮겨간다. 지난해 말 제시했던 새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2.7%보다 낮춰 잡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은행은 24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연 1.75%로 동결했다. 지난해 마지막 금통위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뒤 올 들어 첫 번째 동결 결정을 내린 것이다.

앞서 시장 전문가들도 이달 금리동결을 전망한 바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99%가 금리동결을 예상해 대체적으로 이달 금리동결이 유력하다고 답했다. 금투협 관계자는 “국내 지표 부진과 2019년 경제 성장률이 발표되면서 이달 기준금리 동결이 유력시됐다”고 풀이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이달 초 신년간담회에서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늦춰진다면 시장 안정 차원에서 긍정적”이라며 “우리 경제의 내다보이는 여건이 녹록치 않은데, 특히 국제유가가 지난해 경제전망때 60~70달러대로 봤었는데 생각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며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 하향 조정 가능성도 시사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한국은행은 지난해와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을 중기적 목표치인 2%에 여전히 못 미치는 수준인 1.6%, 1.7%로 각각 전망한 바 있다. 당시 한국은행은 유가 도입 단가를 배럴당 76달러로 내다봤지만 지난달 국제유가는 50달러대로 급락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해 말 새해 통화신용정책방향을 발표할 때에도 통화정책을 운용함에 있어 금리인상 발목을 잡았던 저성장·저물가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었다. 추가 금리인상 여부와 경제성장에 대해 정규일 한국은행 부총재보도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 요인의 변화가 성장 및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가겠다”며 “국내 경제 성장경로상 상방 리스크로는 정부의 확장적 재정운용·주요 대기업의 투자지출 확대 계획 등이며, 글로벌 무역분쟁 심화·중국 성장세 둔화·고용여건 개선 지연 등은 하방요인”이라고 언급했다.

이같은 대내외 여건을 고려하면 이날 오후에 발표될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종전 2.7%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해 말 새해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2.6~2.7%를 제시하며 지난해 10월 한국은행이 마지막으로 관측한 것보다 낮아질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각종 지표가 부진해 금리를 선뜻 올리지도 못하는 한국은행 입장에선 미국이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나선 것도 부담을 낮춰준 요인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최근 들어 “지금은 인내하면서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탄력적으로 관망할 시점이며, 금리 인상 기조가 달라질 수 있다”며 비둘기 성향(통화완화 선호)의 발언을 내놨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미국의 금리인상 횟수는 종전 3회에서 1~2회로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커졌다.

앞서 연준은 지난해 4차례나 금리를 올리면서 긴축정책을 펼쳐 현재 미국의 정책금리는 2.25~2.50%가 됐다. 상단 기준으로 현행 1.75%인 우리나라와 0.75%포인트 격차다. 1.0%포인트까지 격차가 벌어질 시점이 더 늦춰진 만큼 한국은행도 금리인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게 됐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한은 금통위의 주요 관심은 1월 수정경제전망에 있는데, 물가는 이 총재가 신년사에서도 언급했고 전날 일본 중앙은행(BOJ)도 유가 하락으로 대폭 물가 전망을 낮춘 것처럼 기존 10월 전망인 1.7%에서 0.2%포인트가량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관건은 성장률 전망 하향 여부에 있는데, 지난 10월 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2.7%로 예상했지만 이후 여건은 하향 조정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했다.

이어 “미·중 간 갈등 지속으로 월요일 IMF는 글로벌 성장률 전망을 하향했고 해당 이슈는 국내 경기 여건에 민감하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따라서 연초인 점을 감안해 0.1%포인트가량 하향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상당 기간 금리 동결 전망에 무게를 싣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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