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계 아이돌’ 이수민, ‘유럽→韓유턴’ 초심으로 돌아오기까지

기사승인 2019. 01. 29.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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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민 KPGA
이수민이 2번이나 정상에 섰던 KPGA 투어 군산CC 오픈 우승 당시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PGA
국가대표 시절(2011~2014년) 이수민(26)은 거칠 것이 없었다. 2013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군산CC 오픈에서 우승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천재성은 프로 무대로도 이어져 데뷔 해이던 2015년 또 군산CC 오픈에서 정상을 밟고는 그해 명출상(신인상)을 거머쥐었다. 180cm의 훤칠한 키와 짙은 눈썹, 귀걸이를 찬 그의 모습에 골프계 아이돌이라는 별명이 생겼던 시기다.

당찬 신예는 내친 김에 큰 꿈을 펼치고자 해외 투어로 진출한다. 2016년 유럽프로골프(EPGA) 투어 선전 인터내셔널에서 우승한 걸 계기로 유럽 무대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만만치 않은 해외 투어에서 발걸음이 점차 무거워졌고 동력마저 잃었다.

오랜 외도 끝에 이수민이 마음의 고향으로 돌아온다. 2019시즌부터는 KPGA 코리안투어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수민은 “지난해까지 유러피언 투어에서 주로 뛰었지만 올해는 코리안투어 전 대회 출전이 목표”라고 밝혔다.

사실 국내 컴백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동안 자칫 KPGA 1부 투어 시드를 잃을 위기에 몰렸다. 다행히 지난해 12월 군산CC에서 열린 코리안투어 QT(퀄리파잉 토너먼트)에서 공동 26위에 올라 가까스로 시드를 확보했다. 이수민은 “QT 출전이 처음이었고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다면 코리안투어로 돌아갈 수 있는 확률이 낮아진다는 사실에 부담감이 컸었다”면서도 “좋아하는 코스이고 2번의 우승을 이뤄냈던 곳이었던 만큼 ‘할 수 있다’라는 믿음도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이수민은 “올해는 코리안 투어의 모든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어렵게 기회를 얻었기에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운 시작을 꿈꾸고 있다. 시즌 개막 전까지 완벽하게 준비할 것”이라고 의지를 내비쳤다.

이수민 현대해상 KPGA
이수민이 샷을 한 뒤 자신의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KPGA
가장 보완해야 할 점은 무너진 퍼팅의 자신감 회복이다. 현재 진행 중인 태국 동계 전지훈련에서 체력 강화와 함께 퍼트 연습에 중점을 두고 있는 이수민은 “유러피언 투어에서 부진한 이유를 꼽자면 긴 이동거리와 빡빡한 대회 일정으로 인해 시즌 내내 체력적인 부담을 느꼈던 것”이라면서 “(기술적으로는) 퍼트가 정말 안됐다. 성적이 계속 좋지 않아 골프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도 상당했던 시기”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잃은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수민은 “일단 어프로치 샷의 정확성이 전보다 상당히 높아졌다”라고 한 뒤 “유럽 투어에서 정말 많은 코스를 뛰었기 때문에 코스에 대한 빠른 적응력과 상황에 따른 공략법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또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을 지켜보며 경기를 준비하는 루틴과 그들의 체계적인 훈련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그 경험들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빼어난 실력과 외모를 겸비하고 한 번의 좌절을 겪고 나서는 인격적으로도 성숙한 이수민의 복귀는 스타 기근에 시달리는 KPGA 투어에 반가운 일이다. 이수민은 “개막전 우승으로 상쾌한 시작을 알린 뒤 한 시즌 내내 좋은 활약을 펼쳐 ‘제네시스 대상’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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