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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외국 나가 일자리 찾고 사업하라”는 靑보좌관

[사설] “외국 나가 일자리 찾고 사업하라”는 靑보좌관

기사승인 2019. 01. 29.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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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9일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의 사표를 전격 수리했다. 김 전 보좌관은 28일 “지금 50~60대는 할 일 없다고 산에 가거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험악한 댓글만 달지 말고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으로 가야 한다”고 말해 거센 논란이 일었다. 이날 서울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기업 고위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최고경영자(CEO) 조찬강연’에서였다.

김 전 보좌관은 20~30대를 향해서는 “젊은이들은 앉아서 취직 안 된다고 ‘헬 조선’이라고 하지 말고 신남방 국가를 가면 ‘해피 조선’”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에게는 “한국은 자영업자가 힘들다고 하는데 왜 국내에서만 경쟁하려 하느냐”고 했다. 직장에서 물러난 은퇴세대나 젊은이들·자영업자 모두 국내보다는 해외로 나가 일자리를 찾거나 사업을 하라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인터넷에서는 일자리참사와 소득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에게 해외로 나가라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러한 비판이 아니더라도 정부나 청와대의 경제책임자가 직장을 그만두고 할 일이 없는 중노년이나 취직이 안 돼 갈 곳 없는 젊은이, 장사가 안 돼 울상 짓는 국민들에게 해외로 나가라는 것은 마치 국민들의 생활을 책임질 수 없으니 밖으로 나가라는 말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국정책임자의 책임회피성 발언은 국가의 의무를 저버리겠다는 말로 들릴 수 있다. 더욱이 현 정부는 문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일자리창출을 국정의 최우선 목표로 내세웠다. 이제 와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정부가 일자리를 만들 자신이 없다는 말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김 전 보좌관이 말한 박항서 감독처럼 해외에 나가 성공할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국내에서도 취직과 사업이 어려운 판에 말도 안 통하는 낯선 땅에서 성공하기는 더 어려울 것이다. 김 전 보좌관은 지난해 12월 현재 국내 실업자수가 107만명, 청년실업률이 23%에 달하는 현실부터 제대로 인식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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