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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1년, 성공 개최 이면에 드러난 ‘명과 암’

평창동계올림픽 1년, 성공 개최 이면에 드러난 ‘명과 암’

기사승인 2019. 02. 06.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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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폐막식
아시아투데이 송의주 기자 = 25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폐회식에서 엑소가 공연을 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songuijoo@
88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오는 9일 개막 1주년을 맞는다.

지난해 2월 9일부터 25일까지 17일간 강원 평창과 강릉, 정선 일원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은 92개국 2920명의 선수가 열전을 펼쳤다. 대회는 총 619억원의 흑자를 남겨 적자 올림픽 우려도 해소했고 우리나라는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 등 총 17개의 메달을 목에 걸어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종합 7위를 차지했다. 2010 밴쿠버 대회(14개)를 넘는 최다 메달이다. 무엇보다 그동안 빙상 종목에만 편중됐던 메달이 여러 종목에서 골고루 나왔다는 점과 불모지에서 수확한 값진 메달들이 색깔과 관계없이 감동을 줬다는 점은 고무적이었다. 우리나라는 효자종목인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외에 스켈레톤과 봅슬레이, 스노보드, 컬링 등 다양한 종목에서 ‘최초’의 메달을 수확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은 성공적인 대회 운영을 통해 흥행에도 성공했고, 개최국인 우리나라는 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두면서 한국을 동계스포츠 강국으로 성장시킨 무대였다. 특히 개회식 남북의 공동입장과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을 통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파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윤성빈, 스켈레톤
아시아투데이 송의주 기자 = 윤성빈이 16일 평창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켈레톤 남자 4차 주행에서 스타트를 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songuijoo@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전했던 감동은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등으로 이어졌다. 여자농구, 카누 용선(드래곤보트), 조정 3개 종목에서 단일팀을 구성, 카누 여자 단일팀은 용선 500m 결선에서 금메달을 합작하기도 했다. 또 탁구의 남북 ‘오누이’인 장우진-차효심은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지난해 7월 코리아오픈 우승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9월 2018 유도세계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남북이 같은 도복을 입었고, 올 1월엔 남자 핸드볼에서 단일팀을 구성하며 함께 호흡을 맞춰왔다.

그러나 올림픽 후 빙상 종목을 비롯한 체육계에 드러나지 않았던 병폐가 하나 둘씩 문제제기되면서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한 적폐 청산작업도 본격화됐다. 각 종목에서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해 온 거목들이 퇴진하고 폭력과 성폭행 등 비상식적인 관행이 이어진 체육계를 변혁시키기 위한 노력이 시작됐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종목에서 노선영의 왕따주행 논란이 불거지면서 수십만 명이 참여한 국민청원으로 이어졌다. 또 금메달리스트 이승훈에 대한 메달 몰아주기 논란과 후배 폭행 논란 등 빙상계 폐해가 고스란히 드러나며 대한빙상경기연맹은 관리단체 지정으로까지 이어졌다.

문화체육관광부 감사를 통해 올림픽 전 불거진 조재범 전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의 심석희 폭행 논란도 일파만파 커졌다. 이후 심석희는 폭행 재판이 진행되던 도중 조 전 코치에게 미성년 시절부터 상습 성폭행까지 당했다고 폭로하며 ‘체육계 미투’를 확산시켜 엘리트 체육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불러왔다.
컬링 전 여자 국가대표팀 '팀킴' 기자회견
아시아투데이 송의주 기자 = 컬링 전 여자 국가대표팀의 김은정(오른쪽부터), 김선영, 김영미, 김경애가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최근 불거진 논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깜짝 은메달을 목에 건 경북체육회 여자컬링팀, 일명 ‘팀킴’은 최근 호소문을 통해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 등 지도자들에게 부당한 처우를 받아왔다고 폭로했다. /송의주 기자songuijoo@
‘영미’ 열풍을 일으켰던 컬링도 끝이 좋지 않았다. 감동의 올림픽 은메달을 목에 건 여자컬링 대표팀 ‘팀 킴’은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과 김민정 감독 등 팀 지도자들로부터 부당한 처우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선수들의 폭로는 합동 감사로 이어졌고, 김 전 부회장은 감사 도중 사퇴했다.

이와 함께 최고의 올림픽을 치러낸 경기장들의 사후활용을 놓고 여전히 갈등을 이어지고 있다. 이 중 올림픽 기간 알파인 경기를 치른 정선 가리왕산 생태복원 문제는 존치와 복원 갈림길에서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이외에도 3개 전문 체육시설은 사후활용 계획을 여전히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관리 주체를 확정한 경기장도 제대로 된 활용방안이 없다. 올림픽 경기장 시설에 대해 국가 지원을 담보토록 하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사후활용 문제는 쉽게 풀릴 수 있으나 3년 가까이 표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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