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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모발 수출 산업’ 주목…중국으로 수출돼 코스메틱 산업에 활용

파키스탄 ‘모발 수출 산업’ 주목…중국으로 수출돼 코스메틱 산업에 활용

기사승인 2019. 02. 0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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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에서 모발 산업이 갈수록 주목을 받고 있다. 아직까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지는 못하고 있지만 2017년 8100만 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글로벌 모발 시장을 노리고 파키스탄 정부 역시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다. 다만 파키스탄이 다른 아시아 국가들보다 우위의 수출 경쟁력을 가지려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모발 산업을 보다 공식화하고 가공시설을 제대로 갖춰야 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6일 보도에 따르면 일곱살 난 파키스탄 소년 핫산 칸은 수도 이슬라마바드 근교에서 매일 사람의 머리카락을 찾아 쓰레기를 뒤지는 수많은 홈리스 아동 중 하나다. 그리고 2017년 8100만 달러의 무역액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되는 글로벌 모발 수출의 한 톱니바퀴이기도 하다. 파키스탄 상무부가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모발 무역에서 파키스탄은 최대 수출국 가운데 하나로 지난 5년간 인모(人毛) 160만 달러 어치 이상을 수출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칸은 “머리카락은 플라스틱이나 다른 것들처럼 내가 매일 줍는 것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머리카락을 주워 하루 약 800원가량의 수익을 올린다.

라오 샤자드 씨는 파키스탄 남부의 항구도시 카라치에서 지난 10년 동안 중국으로 모발을 수출해왔다. 그의 어림짐작으로 파키스탄에서 모발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이는 약 300만명. 그는 이 산업이 더 많이 발전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샤자드 씨는 “만일 정부의 지원을 통해 사업이 적절하게 이뤄진다면 모발산업은 현재보다 10배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파키스탄이 수출하는 모발의 길이나 질이 매우 좋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 정부도 샤자드 씨와 같은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상무부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처음으로 하원에 파키스탄의 모발산업이 가진 중대한 상업적인 가치에 대해 보고했다”고 밝히고 있다. 상무부는 파키스탄의 모발 가운데 상당수가 중국으로 향하고 있으며, 그곳에서 가발이나 부분가발, 모발 연장용 헤어피스 등 코스메틱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키스탄의 일간지 돈(The Dawn)은 파키스탄이 지난 5년간 10만5000㎏ 이상의 인모를 중국에 수출했다고 설명했다.

샤자드 씨와 같은 파키스탄의 수출업자들은 이 나라의 모발 산업이 대부분 비공식적인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칸과 같은 어린이들이 거리에서 머리카락을 줍거나 쓰레기 속에서 머리카락을 찾아 딜러들에게 판매한다. 이들은 모발 1㎏당 18달러 정도를 받는다. 딜러들은 이를 모아 세척하고 빗질한 뒤 수출업체에 ㎏당 36달러 정도에 판다. 수출업체들은 이를 선적해 중국에 판매한다.

‘얽히고 설킨 관계: 머리카락의 비밀스러운 삶’의 저자인 인류학자 엠마 탈로는 “모발은 대부분 여성들이 긴 머리를 갖고 있는 인도나 파키스탄 등 아시아 국가들에서 모아진다”면서 “중국은 현재까지 인모의 최대 수입국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파키스탄에서 모발을 세척하고 엉킨 것을 푸는 과정이 대부분 별도의 가공시설 없이 사람의 손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지인들은 현재 파키스탄에서 100명 이상의 중국 모발 무역업자들이 활동하고 있다고 추산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수년간 아프가니스탄의 모발 수출이 줄어들면서 파키스탄으로 오는 중국 모발 무역업자들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 중국인 무역업자는 파키스탄이 다른 아시아 국가들보다 모발 수출에서 비교우위를 갖고 싶다면 가공시설을 제대로 갖추는데 좀 더 신경을 써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7년간 카라치에서 일해 온 중국인 도급업자 리창(42) 씨는 “미얀마에서 우리는 엉킨 모발을 푸는 가공장비를 갖추고 있다. 파키스탄에서 이 같은 장비를 활용할 수 있다면 이 시장은 더 붐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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