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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 간 ‘잘 나가던’ 태국 자동차, 올해는 브레이크 밟나

지난 2년 간 ‘잘 나가던’ 태국 자동차, 올해는 브레이크 밟나

기사승인 2019. 02. 0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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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빼어난 성과를 올렸던 태국 자동차 업계가 올해는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차량 판매가 전반적으로 감소해 견인력을 상실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 다음달 총선을 앞두고 태국의 소비자들이 위축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다 글로벌 경기 위축이 대외 리스크에 취약한 태국 경제에 타격을 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도 악재로 꼽힌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태국의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지난 2년간 수출 둔화를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의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2012~2013년 시행했던 자동차 구매에 대한 세금 환급 프로그램이 종료되면서 태국 자동차 내수 시장은 3년간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지난 2년간 다시 반등에 성공한 모습을 보인 것. 지난해 태국의 자동차 생산은 전년 대비 9% 증가한 220만 대를 기록했다. 내수 판매량이 2017년 13.4% 증가한데 이어 지난해에도 19.2%나 급등한 덕분이다. 지난 2년 동안 태국의 자동차 판매는 2013년 이후 최대의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태국의 지난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3%에 머물러 1분기의 4.9%, 2분기의 4.6%에 비해 큰 폭의 하락곡선을 그렸다. 가계소비도 여전히 미지근한 상태인데다 소비 심리도 오는 3월 24일 치러질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에 위축된 모습이다. 동시에 GDP의 80%에 육박하는 높은 가계부채와 갈수록 엄격해지는 대출 요건 탓에 소비자들은 자동차 구입을 위한 대출 신청을 망설이는 모습이다.

특히 금리도 불리해졌다. 태국 중앙은행은 지난해 12월 7년 만에 처음으로 정책 금리를 인상하고 나섰다. 태국경제인연합회는 올해 자동차 내수 판매가 전년 대비 최대 5%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 태국지사는 차량 판매량이 3.8% 가량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태국은 동남아시아 지역의 자동차 생산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도요타·혼다·포드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태국에서 한 해 평균 200만대 가량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는 나머지 아세안 5개국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수를 모두 합친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그러나 태국은 말레이시아의 프로톤이나 베트남의 빈패스트처럼 저렴하게 판매되는 자국 고유의 자동차 브랜드가 부족한 편이다. 태국의 대표적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타이 서밋 그룹처럼 태국 자동차 기업들은 주로 글로벌 공급체인의 톱니바퀴 역할을 하는데 그치고 있다.

만일 수출이 내수 감소를 상쇄할 만큼 증가한다면 큰 문제는 되지 않을테지만 지난해 태국의 자동차 수출은 0.1% 증가하는데 그쳤다. 올해 전망은 그보다 더 나쁜 상황. 지난달 말 태국경제인연합회는 2019년 태국의 수출 전망을 0% 성장에서 -3.6%로 낮췄다. 특히 태국 시장은 세계적인 ‘역풍’에 취약한 편이다. 태국의 최대 자동차 수출 시장인 호주가 중국 경제 성장 둔화 여파로 타격을 받은데다 저유가로 소비자 심리가 잔뜩 위축된 중동발 리스크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각각 태국의 자동차 수출 시장 4위와 9위에 올라 있으며, 중동 지역은 태국 자동차 수출의 14.2%(수출액 기준)를 담당하는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

다만 장기적인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중산층이 증가하며 자동차 소비층도 확대되고 있기 때문. 게다가 태국 정부는 자국이 전통적인 자동차 생산기지를 넘어 전기자동차(EV) 생산의 핵심기지로 거듭나도록 자동차 제조 업체들에게 적극적인 유인책을 제공하고 있어 성장 모멘텀은 여전히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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