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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화웨이, ‘중국 소비자 애국심 구매’ 덕에 자국서는 방긋

위기의 화웨이, ‘중국 소비자 애국심 구매’ 덕에 자국서는 방긋

기사승인 2019. 02. 10.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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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China Huawei <YONHAP NO-3348> (AP)
사진출처=/AP, 연합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국들의 십자포화로 궁지에 몰리고 있지만 이것이 오히려 자국에서는 브랜드 인기를 높이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인들의 애국심을 건드려 스마트폰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는 등 화웨이가 애국심의 아이콘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 게다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음에도 화웨이의 시장 점유율은 늘어나는 역설적인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컨피덴셜리서치가 지난달 21일부터 일주일 동안 중국의 도시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들은 ‘다음 스마트폰 구매시 어떤 브랜드를 선택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40%가 ‘화웨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11월 조사에서 30%의 소비자가 화웨이를 선택한 것에 비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물론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 모델이 리뷰어와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어느 정도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우한(武漢)·선전 등 중국의 주요 도시에 위치한 스마트폰 판매 대리점들은 확실히 지난해 12월 화웨이가 국제적으로 압력을 받기 시작한 이후부터 화웨이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12월 5일 화웨이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이자 창업주의 딸인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된 이후 화웨이의 판매고가 약 20% 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신하고 있다.

우한에서 스마트폰 대리점을 운영하는 자오 릭샤 씨는 “멍완저우 부회장의 체포로 화웨이는 애국심의 아이콘이 됐다”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나라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기 위해 화웨이를 구매한다고 밝혔다. 또한 일부는 (애플) 아이폰 구입자에 대해 매국노라며 공개적으로 비난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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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애플의 아이폰을 보이콧 하자는 움직임이 일부 나타난 바 있지만 결국 흐지부지된 바 있다. 그러나 컨피덴셜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조사 이후 중국 소비자들의 화웨이 선택이 크게 증가하면서 결국 아이폰이 간접적 희생양이 될 공산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브랜드인 아이폰 뿐만 아니라 오포나 비보와 같은 다른 중국 브랜드들까지도 ‘화웨이 열풍’으로 인해 매출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갈수록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화웨이는 갈수록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리서치업체 IDC는 지난해 4분기 전체 브랜드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한 반면 화웨이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화웨이 소비자 비즈니스그룹의 리처드 유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내년이면 화웨이가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화웨이는 연구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으면서 휴대전화의 품질이 빠른 속도로 향상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최근 몇 년 새 인기가 높아졌다. 화웨이의 최근작인 ‘메이트 20’과 ‘P20’ 모델은 큰 히트를 기록,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은 애플의 아이폰XS나 XR과는 대조를 이뤘다.

이에 애플은 자사 홈페이지나 제3자 판매업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나섰다. 예컨대 전자제품 유통업체 쑤닝이거우(蘇寧易購)는 아이폰XS 맥스 모델에 대해 출고가 대비 13%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그러나 할인 혜택을 받아도 아이폰XS 맥스는 1만1099위안(약 184만원)으로 동급의 화웨이 메이트 20프로 모델에 비해 여전히 50% 가량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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