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호성 컷오프 불행”, 값졌던 PGA 첫 발자취

기사승인 2019. 02. 10.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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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F/ <YONHAP NO-0416> (USA TODAY Sports)
최호성이 10일(한국시간) PGA 투어 패블비치 프로암 3라운드에서 5타를 더 잃고 컷 탈락했다. 성적에 관계없이 최호성은 끝까지 갤러리들에게 큰 기쁨을 선사했다. 최호성이 2번 홀에서 샷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호성(46)은 1973년생 소띠다. 남들은 인생 2막을 준비할 40대 중반의 나이에 행운처럼 찾아온 생애 첫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도전 기회를 움켜쥐었다. 결과는 대회 내내 오버파를 벗어나지 못하는 등 참담했지만 그는 “지금이 스물다섯 살처럼 느껴진다. 중요한 건 꿈을 가지는 것”이라며 희망을 이야기했고 소처럼 우직하게 나아갔다.

최호성은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의 세 가지 코스 중 가장 까다롭다는 골프 링크스(파72·6816야드)에서 치른 PGA 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 3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4개, 더블보기 2개 등의 난조를 보이며 5타를 더 잃었다.

사흘 내내 오버파(72-75-77)를 벗어나지 못한 최호성은 공동 138위권으로 3라운드 기준 60위까지만 주어지는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사흘간 합계 9오버파 224타로 PGA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데뷔전을 마쳤다. 이날은 전·후반 각각 파3 홀에서 한 차례씩 저지른 더블보기에 발목이 잡혔다. 파3의 5번 홀에서 5타를 쳤고 17번 홀(파3)에서도 5타로 홀아웃했다.

기술적으로 가장 보완해야 할 점은 드라이버 샷이다. 인생역전을 낳은 역동적인 낚시꾼 스윙 동작에도 사흘간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가 265야드(242m)에 머물렀다. 2라운드에서는 243.5야드로 함량미달이었다. 퍼팅으로 획득한 타수를 의미하는 SGP 수치도 0.397에 그쳤다. 3라운드 17~18번 홀에서만 퍼트를 7개나 하면서 3타를 잃은 배경이다.

최호성 기념촬영 스포티즌1
최호성(가운데)이 3라운드 경기 전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스포티즌
대회 전 낚시꾼 스윙의 첫 미국행으로 현지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던 것에 비해 초라한 성적표지만 올해 9월 만 46세가 되는 최호성은 도전 그 자체로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안겼고 다른 방식으로 한국 골프를 널리 알리는 계기를 만들었다. 최호성 스스로는 “PGA에서 계속 뛰고 싶다”는 바람을 전할 만큼 세계 최고 무대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세계랭킹 200위 이내 가운데 민모자를 쓰고 경기복을 사서 입는 선수는 나밖에 없을 것”이라는 최호성의 씁쓸한 고백처럼 국내에서는 후원사마저 구하지 못한 실정이지만 본무대인 미국은 마지막 떠나는 길까지 월드스타 최호성을 그리워했다. PGA 공식 홈페이지인 PGA닷컴은 컷 탈락한 선수로는 이례적으로 최호성의 이날 플레이를 상세히 전하는 관련 기사를 따로 소개했다. 미국 뉴욕 타임스는 “로프 밖에서 갤러리들이 최호성의 모든 움직임에 박수를 보냈다”며 직접 지켜본 낚시 스윙에 대해서는 “클럽이 마치 댄스 파트너인 것처럼 팔로우 스로우를 한다. 가로등에 불을 붙이는 것처럼 클럽을 높이 든 상태에서 심호흡하는 프리스윙 루틴도 독특하다”고 분석했다.

골프닷컴은 대회 사흘째 5가지 주요 이슈에 최호성을 포함시키면서 “불행하게도 최호성이 컷을 통과할 만큼 충분히 잘하지 못해 집으로 돌아가지만 이번 주 내내 페블비치에서 갤러리들에게 커다란 기쁨을 선사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최호성은 컷 탈락 후 “많은 걸 경험했다. 그린이 확실히 어려웠다”면서 “앞으로도 (PGA에서) 불러만 주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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