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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고급차’ 통한다…“5년 만에 3배 증가” 23년만 이후 사상 최대

일본서 ‘고급차’ 통한다…“5년 만에 3배 증가” 23년만 이후 사상 최대

기사승인 2019. 02. 1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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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동차 시장에서 포르세·마세라티·페라리·람보르기니 등 고가(高價)의 수입 자동차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인구 감소, 젊은층의 자동차 외면 등으로 자동차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현실과는 딴판이다. 자동차를 소유하기보다는 차량 공유 서비스 등으로 ‘공유’하는 흐름과도 상반된다. ‘키’는 일본 부유층에 있다. 수입 자동차의 주요 고객층인 부유층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 해외의 고급 자동차 브랜드들은 이 같은 상황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 매장을 늘리고 있지만 고급 자동차의 ‘희소성’ 유지를 위해 모델은 늘리되 생산대수는 제한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의 11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 자동차 판매 대수는 23년 만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실제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에 따르면 2018년 판매 가격이 2000만엔(약 2억500만원)을 넘는 수입 자동차의 판매 대수는 3539대로 통계를 시작한 1995년 이후 최고 판매 대수를 기록했다. 수입 자동차 판매 대수는 2013년 이후 6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해 판매 대수는 2013년에 비해 3.1배 늘어난 것이다.

고가의 수입 자동차 판매 호조 배경에는 주요 고객층인 부유층의 증가가 있다. 프랑스 컨설팅 기업 캡제미니에 따르면 2017년 일본에서 금융자산이 100만 달러(약 11억2600만원)를 넘는 고액 순자산가(HNWI)의 자산은 7조7300억 달러(약 8699조3570억원)로 전년 대비 10.1% 증가했다. 또한 고액 순자산가의 숫자는 316만명으로 전년 대비 27만명 늘었다. 복수의 수입 자동차를 소유하는 부유층이 늘어나면서 자동차 교체 주기도 빨라졌다. 람보르기니 일본 매장의 판매 책임자는 “고급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는 고객이 더욱 가격이 비싼 람보르기니를 사러 오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최근에는 젊은이나 일본에 살고 있는 중국인도 자주 방문한다”고 말했다.

부유층의 수입 자동차 구매가 늘자 해외 고급 자동차 기업들은 일본의 매장을 늘리며 수출 확대를 노리고 있다. 영국의 고급 자동차 브랜드인 애스턴마틴은 지난해 2년 연속 판매 대수가 300대를 넘었다. 올해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연내 고베와 요코하마에 새로운 매장을 열 계획이다. 이탈리아의 고급 자동차 브랜드인 람보르기니도 지난해 일본 판매 대수가 2014년 대비 2.9배인 559대로 늘었다. 올해 안으로 새로운 매장을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에서 주요 수입 자동차 8개사(포르세·마세라티·페라리·람보르기니·벤틀리·애스턴마틴·롤스로이스·맥밀란)의 2018년 매장 수는 10년 전과 비교해 1.3배 늘어난 111개에 달한다.

다만 고급 자동차의 가치로 꼽히는 ‘희소성’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매장을 늘리면 그만큼 희소성이 떨어져 판매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 이에 고급 자동차 기업들은 모델을 늘리고 모델 당 생산대수는 유지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애스턴마틴은 “모델 1개 당 생산대수를 억제해 희소성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급 자동차의 중고차 유통도 증가하면서 수입 자동차 시장은 더욱 몸집을 불리고 있다. 고급 자동차 수입·판매와 중고차를 취급하는 기업인 콘즈모터스에 따르면 신차 판매 가격이 2000만엔을 넘는 해외 고급 자동차의 중고 판매 대수는 최근 3년간 2배로 뛰었다. 이는 판매망을 축소하고 있는 일본 자동차 기업과는 상반되는 행보다. 일본 자동차 기업들은 인구 감소 등으로 미래 자동차 시장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해 자국 내 매장을 축소하고 있기 때문. 실제 일본자동차판매협회연합에 따르면 이 연합에 가입한 일본 자동차 기업들의 판매 매장은 지난해 1487개로 10년 전과 비교해 138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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