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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아부다비 왕세제와 비메모리반도체 사업 협력 논의 했나

이재용 부회장, 아부다비 왕세제와 비메모리반도체 사업 협력 논의 했나

기사승인 2019. 02.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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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030년 비메모리 분야 글로벌 1위 목표
아부다비 2010년 중동지역 최초 반도체 생산라인 건립 추진 국부펀드 앞세워 파운드리 시장서 영향력
지난해 한·UAE 고위급 회담서 파운드리 사업 협력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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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아부다비 왕세제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얀과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출처 =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얀 트위터 계정 캡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아부다비 왕세제를 만나 사업협력을 논의함에 따라 향후 삼성전자가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지역에서의 사업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이번 이 부회장의 아부다비 왕세제 회동에서 논의된 것으로 알려진 5세대 이동통신(5G)과 정보기술(IT) 분야 뿐 아니라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분야와 관련해 논의가 진행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아부다비 정부는 국부펀드인 ATIC를 앞세워 2009년 싱가포르 반도체 기업을 인수하는 등 반도체 분야 투자를 늘리다 2010년 중동지역 최초의 반도체 생산시설 설립을 추진했다. 이 계획이 글로벌 경제위기로 취소됐지만 반도체 사업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전자도 시스템반도체·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는 등 반도체 사업의 방향성을 제시했던 터라 재계는 이런 양측의 관심사가 맞아 떨어져 관련 분야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1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은 미래 반도체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비메모리 반도체 생태계 확장을 위한 전략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화성캠퍼스에 극자외선(EUV) 전용라인을 착공한 삼성전자는 이곳에서 7나노 이하급 미래 반도체를 생산해 관련 수요를 40% 이상 늘려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이 부회장의 비메모리반도체 육성 의지는 어느 때보다 확고하다. 지난달 30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화상사업장을 방문했을 당시 “비메모리 분야인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을 정도다. 이 부회장은 2030년까지 비메모리 분야 세계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의 비메모리반도체는 글로벌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와는 달리 아직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비메모리반도체 세계 시장점유율은 10% 수준이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올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0.3% 줄어든 1645억달러(약 184조원)에 그칠 전망이지만 전체 시장 성장은 2% 중후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 비메모리반도체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비메모리반도체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부다비는 과거부터 비메모리반도체 산업에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2030년까지 반도체산업의 허브가 되기 위해 중장기 계획을 추진했었다. 이 계획의 일환으로 이번 반도체 생산시설 건립도 계획했다. 당시 투자금액은 60억~70억 달러 수준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 계획이 잠정 중단됐지만 여전히 반도체 시장에서 아부다비는 영향력을 간접적으로 행사하고 있다.

아부다비 정부 산하의 투자회사인 ATIC는 2008년 21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반도체 회사인 AMD와 합작으로 반도체 생산 전문기업인 ‘글로벌파운드리’를 설립하고, 2009년에는 싱가포르 파운드리 업체인 ‘차타드’를 인수하며 글로벌 시장 영향력을 높여왔다. ATIC는 2010년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였던 하이닉스 인수대상자로 거론될 만큼 자금력과 반도체 시장 영향력을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와 아부다비의 반도체사업을 바라보는 방향성이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진다는 점에서 파운드리 사업 강화를 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ATIC의 합작법인 등 다양한 형태의 협력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과 아부다비 왕세제의 회담에서 5G를 중심으로 이야기 나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부다비의 반도체 정책과 삼성전자의 생각이 맞아 떨어졌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런 전망이 나온 배경에는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한-UAE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했을 당시 “UAE와 한국이 협력할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UAE는 반도체·조선·자동화 항만·신재생에너지·우주개발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고 말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또 지난해 2월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UAE에서 진행한 고위급면담에서 UAE측이 국부펀드가 보유한 ‘글로벌파운드리’와 한국 반도체 기업 간 전략적 기술제휴 가능성을 언급했던 점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는 사안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회의에서 이 부회장과 아부다비 왕세제는 양측 기업간 협력을 논의한 것은 맞다”며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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