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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구르족 탄압 말라”…中에 등돌리는 일대일로 파트너

“위구르족 탄압 말라”…中에 등돌리는 일대일로 파트너

기사승인 2019. 02. 1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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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위구르족 수용소 폐쇄 요구
인권 탄압 비판 '中 때리기' 신호탄
중동지역 전체 中에 등돌릴 가능성
中, 터키 여행주의보 발령 '전면전'
요구 수용땐 다른 소수민족 동요 우려
수용소 등 문제 해결 가능성
Turkey China Uighurs <YONHAP NO-0310> (AP)
터키로 망명한 위구르족들이 지난해 11월 6일(현지시간) 이스탄불에서 중국의 탄압에 반대하는 반중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풀려난 사람이 아무도 없다.” 익명을 요구한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한 경찰은 자신의 관할 지역에 있는 26개 위구르족 마을 사람들이 ‘재교육 수용소’에 수감되기 시작한 건 2년 전이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슬람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이 강한 종교적 색채와 불안정한 정치적 견해를 지녔다는 게 감금 이유였다. 위구르족은 2009년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주도 우루무치에서 분리·독립 요구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위구르족 주민들은 인구 비율에 맞춰 각 마을의 수용소로 보내진다. 우루무치에 있는 한 수용소는 외벽 길이만 2km다. 보안관리소·남성 수용소·여성 수용소로 나뉘어 있으며, 감시 타워는 16개다. 수감자들은 교도소처럼 생긴 방에서 생활한다. 밤이 되면 각 방의 철문은 잠기는데, 방 안에는 화장실이 없다. 유엔(UN)에 따르면 이 지역 전체 수용소에 갇힌 위구르족은 100만명에 달한다. 유엔·휴먼라이츠워치(HRW) 등 국제기구와 인권단체들은 중국 정부에 인권 탄압을 중지하라고 촉구했지만 직접 행동에 나선 국가는 없었다.

하지만 ‘중국 때리기’의 신호탄을 터키가 쐈다. 터키 정부는 ‘인류에 대한 수치’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터키 외무부의 하미 악소이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100만명이 넘는 위구르족이 수용소에서 고문과 세뇌에 노출된 것은 더이상 비밀이 아니다”며 중국을 향해 수용소를 폐쇄하라고 요구했다. 터키 정부의 이런 요구는 저명한 투르크계 위구르족 압둘라힘 헤이트가 수용소에 갇혀 있다가 숨진 것으로 알려진 뒤 나왔다. 터키인과 위구르족은 같은 무슬림이자 투르크계로 뿌리가 같다. 중국 정부는 터키 정부의 비판이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며 “헤이트는 국가 안보를 위협한 혐의에 대해 조사받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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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위구르족 탄압은 일대일로의 중요 파트너인 터키 등 중동 지역 국가들이 중국에 등 돌리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터키 이스탄불대학의 알타이 아틀리 교수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 학회에서 터키는 중국의 신(新) 실크로드 프로젝트 참여국으로 중국과의 교역량을 늘리고 있다면서 “하지만 위구르족 수용소는 터키와 중국 간 상호 신뢰를 저하시킨다”고 말했다. 터키는 중국 일대일로의 유럽 진출 관문이자 전략적 요충지.

터키는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에 적극 뛰어들면서 중국과 무역전쟁 중인 미국으로부터 구제금융 접근 차단 위기도 겪었다. 중국은 차이나머니를 앞세워 터키에서 존재감을 키워가는 중이다. 실제 중국 공상은행(ICBC)은 지난해 터키에 36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대출해 주기로 했다. 터키 인프라 정비사업에 24억 달러, 터키 국영 석유·가스 수송회사의 저장시설 확충에 12억 달러가 투입된다. 중국 IT 공룡인 알리바바그룹은 터키 쇼핑몰에 출자하고, 중국 ZTE는 통신기업인 네타스를 인수했다.

하지만 중국은 터키의 위구르족 문제 지적에 강경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터키 정부의 비난 사흘 만에 보란 듯 터키 여행 주의보를 발령하며 ‘위구르 탄압 공방’ 전면전에 들어갔다. 터키 앙카라 주재 중국 대사관은 12일 터키에 거주하거나 터키를 여행중인 자국민들에게 안전주의보를 발령했다. 싱가포르의 중국 전문가 리밍장은 “터키 여행에 대한 주의보 발령은 터키 정부가 지나치게 중국 내정을 간섭할 경우 경제 관계나 관광 등에서 해를 입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한족 외에 55개의 소수민족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 소수민족은 전체 인구의 8.5%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터키를 비롯한 중동 지역과의 관계를 의식해 양보에 나설 경우 중국 전체 소수민족을 동요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이에 따라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위구르족 탄압 문제가 터키를 비롯한 중동 지역과의 일대일로 정책에 차질이 빚어지더라도 중국이 이의 해결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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