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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빚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대마불사 없어

중국 빚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대마불사 없어

기사승인 2019. 02. 1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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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엄청난 상황
[칼럼]

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빚은 아주 나쁜 것은 아니다. 능력만 되면 최대한으로 져도 괜찮다. 그래서 경제학 교과서에서는 빚을 자산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너무 많으면 진짜 곤란하다. 자칫 잘못하면 파산으로 내몰리게 된다. 국가는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지원을 받고 경제 주권을 잃었던 한국의 케이스만 봐도 확연해진다. 아무 죄도 없는 많은 국민들이 아이들 돌반지까지 국가의 위기 탈출을 위해 헌납한 사실은 솔직히 미담이라기보다는 치욕이라고 해야 한다. 더 이상 이런 일이 있어서는 절대 안 된다. 그 때는 정말 돌반지보다 더 엄청난 것들을 국민들이 들고 나와도 위기가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당연히 한 번 호되게 당한 경험이 있는 한국 정부에서는 빚 관리를 잘하고 있다. 빚이 주는 교훈은 이처럼 엄청나다고 해도 좋지 않나 싶다.

중국은 모든 면에서 세계에서 내로라 하는 대국이라고 할 수 있다. 경제 분야에서는 굳이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 G2로 불리는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한마디로 극강의 글로벌 최강대국 미국과 괜히 무역전쟁을 통해 맞장을 뜨는 것이 아니다. 설사 나중에 백기항복을 하더라도 충분히 그럴 수 있지 않나 싶다. 문제는 중국의 경제 체질이 자신들이 주장하는 것과는 달리 허약해 보인다는 사실에 있다. 정말 그런지는 정부, 기업, 개인들이 지고 있는 부채의 총 규모가 무엇보다 잘 말해준다.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만 봐도 270조 위안(元·4경5000조원), 달러 베이스로 40조 달러 정도 된다. 감이 잘 오지 않는다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2조 달러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할 것 같다. 5000만명의 국민들이 20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국가 부채를 갚아도 못 갚는다는 계산이 가볍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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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숨겨진 채무가 보통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만평. 부채 위기가 폭발할 경우 중국 경제는 그야말로 백척간두에 서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제공=징지르바오(經濟日報)
40조 달러 정도에서 끝나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한다. 지방정부들의 채무를 비롯한 숨겨진 부채가 더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에 이르면 그야말로 경악이라는 단어가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중국 경제를 비관적으로 보는 외신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최대 600조 위안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GDP의 6.7배 정도 규모에 해당한다. 아무리 G2라 해도 견딜 재간이 없다고 단언해도 좋다.

각론으로 들어갈 경우 어느 정도 상황이 심각한지는 바로 알 수 있다. 2017년까지 전세계 인수합병(M&A) 시장을 쥐락펴락했던 완다(萬達)를 비롯한 중국 내 10대 부동산 기업들의 상황을 살펴보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다. 하나 같이 부채 비율이 1000% 전후에 이른다. 좀비 기업이라는 표현을 써도 괜찮다. 물론 이 기업들은 지금 우리가 잘못되면 전체 경제가 무너지지 않겠느냐면서 ‘배째라’는 식으로 거의 정부를 협박하고 있다. 실제로도 중국 정부는 어떻게 조치를 취하지 못하면서 속으로 끙끙 앓고 있다. 대마불사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닌 듯하다.

중국 경제 역시 완다 등의 부동산 기업들처럼 당장 잘못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러나 버티는 것도 한계에 봉착하면 상황은 심각해진다. 무엇보다 빚으로 연명했던 경제 주체들이 줄줄이 파산하는 것은 현실이 된다. 국가부도는 더 말할 필요조자 없다. 그렇지 않아도 손을 봐주려고 했던 미국이 회심의 미소를 지을 것이라는 사실은 두말 하면 잔소리가 된다.

중국이 곧 현실로 다가올 가능성이 농후한 국가부도의 악몽에서 벗어날 길은 있다. 고통이 따르더라도 정부에서 칼자루를 쥐고 경제 주체들이 빚을 터는 노력에 나서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노력을 기울이는 징후는 별로 보이지 않고 있다. 위기는 방치하면 더욱 커지게 된다. 나중에는 걷잡을 수가 없게 된다. 22년 전의 한국 꼴이 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중국이 지금이라도 국가부도의 위험을 감지하고 상응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굳이 더 이상의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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