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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취지 무색한 제3인터넷은행, ICT기업 발 빼고 금융사만 러브콜 보내는 이유는

[취재뒷담화]취지 무색한 제3인터넷은행, ICT기업 발 빼고 금융사만 러브콜 보내는 이유는

기사승인 2019. 02.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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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연
경제부 김보연 기자
카카오뱅크, 케이뱅크에 이은 제3, 4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 준비가 물밑에서 한창입니다. 핀테크업체 ‘토스’와 손을 잡고 출사표를 던진 신한은행을 필두로 KEB하나은행, 기업은행 등이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키움증권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출한다는 계획입니다.

진출 의사를 내비치는 금융사는 많은데 정작 주축이 돼야 할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은 보이지 않습니다. ‘대어’ 네이버, NHN엔터테인먼트는 시장의 기대와 달리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은행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혁신 ICT 기업이 주도’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을 추가 인가하겠다는 금융위원회의 취지와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ICT 기업들은 왜 발을 빼고 있는 것일까요? 일단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이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총합 1000만명에 육박하는 고객을 유치하며 시장을 선점한 만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기 어려운 형국입니다. 정부의 대출 규제로 영업 확대가 쉽지 않아진 점도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또 시중은행들이 내놓은 인터넷뱅킹과의 격차가 거의 사라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접근 편의성과 낮은 대출금리를 앞세워 등장했던 인터넷전문은행에 맞서 시중은행들도 여러 비대면 상품을 출시하고 모바일 앱을 고도화해 가고 있습니다. 정보통신(IT)과 금융 융합을 통한 혁신을 기대했던 것과 달리 현재 국내 인터넷은행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상품 개발보다는 상대적으로 쉬운 고신용자 위주의 예대마진 업무에 치중하고 있는 점도 사업 모델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디지털 금융’ 전환이 시급한 만큼 인터넷전문은행에 관심이 큰 모습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미래·글로벌 경쟁력 확보과 먹거리 창출을 위해서는 인터넷전문은행과 같은 새로운 사업모델을 꾸준히 발굴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사들의 파트너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제3, 4 인터넷전문은행이 성공적으로 출범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문재인 정부 혁신성장과 규제 완화의 ‘아이콘’으로 꼽힙니다. 은산분리 원칙 훼손 반대를 무릅쓰고 추진한 상징적인 사업이죠. 설립 취지에 적합한 새 주자들이 금융산업의 혁신을 주도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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