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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수입 뚝…마카오 ‘살 길 찾기’

카지노 수입 뚝…마카오 ‘살 길 찾기’

기사승인 2019. 02. 1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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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반부패 정책·미중 무역전쟁에 베팅액 급감
세수 80% 의존…발등의 불
호텔 등 관광산업 확장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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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 최초의 카지노인 ‘카지노 리스보아’ 건물 외경. 동남아시아 카지노 황제로 불리는 ‘스텐리 호’일가가 40년 이상 이끌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 경기 둔화로 휘청거리고 있는 마카오가 카지노 산업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여타 경쟁력 발굴을 위해 두 팔을 걷고 나섰다. 세계 최대 시장이자 주력 산업인 카지노에서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부수적인 호텔·엔터테인먼트 등 관련 인프라와 볼거리를 개발하고 있는 것. 관광객을 마카오에 하루라도 더 머물게 해 카지노 접근성을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마카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마카오 카지노 매출은 31억 달러로 2년 반 만에 처음으로 전년 동월 대비 5% 뒷걸음쳤다. 중국 수요에 의존하는 마카오 카지노 업계는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 정부의 반(反)부패 정책 등 거센 후폭풍을 맞았다. 무역전쟁에 따른 경제적 불확실성 확대는 중국인의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이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할수록 아시아 경제의 냉각 가능성도 함께 커졌다”면서 “마카오 카지노 업계는 미국 라스베이거스보다 무역전쟁의 타격을 더 크게 받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중국 정부의 반부패 정책으로 도박업 감시가 심해지면서 매출이 곤두박질쳤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마카오 카지노 매출은 시진핑 정부 출범 이듬해인 2014년 6월 -3.7%를 기록한 이래 5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10월에는 -23.2%였다. 카지노 매출 감소로 같은 해 3분기 마카오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해 2009년 이래 처음으로 분기별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013년 452억 달러였던 카지노 매출은 2014년 441억 달러, 2015년 283억 달러, 2016년 280억 달러로 꾸준한 하락곡선을 그렸다. 2017년 329억 달러, 2018년 375억 달러를 기록하며 잠시 반등에 성공했지만 올해는 연초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업계는 단순히 카지노에만 집중할 순 없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마카오 카지노 거물인 로렌스 호는 “마카오 카지노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14%였지만 올해 한자릿수로 떨어질 전망”이라며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카지노 외에 다른 관광수요 요인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쇼핑 및 숙박시설을 확충하고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 로렌스 호는 40여년 전 마카오 카지노 산업을 개척한 억만장자 스텐리 호의 아들이다.

실제 홍콩-마카오-광둥성을 잇는 세계 최장 강주아오(港珠澳) 대교가 개통된 2018년 마카오 카지노 시장은 활황세를 보였다. 지난해 마카오 카지노 매출은 전년 대비 13.3% 증가해 375억 달러를 기록했다. 대교 개통 후 같은 해 11월 한 달 간 마카오를 찾은 관광객은 326만6000명이다. 전년 동기 대비 15.3% 늘었다. 1박 이상 방문객도 158만9000명으로 5.1% 증가했다. 카지노를 중심에 두고 운영하는 마카오 호텔 특성상 숙박 관광객 유치는 카지노 매출과 직결된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조사를 보면 매출 감소세로 돌아선 지난 1월 마카오 호텔 예약률은 전반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현지 호텔 사업자들은 유명 건축가를 고용해 호텔을 짓는 등 시설의 질(質) 향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6월 문을 연 모르페우스 호텔은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디자인했다. 세계 최초로 철골이 건물 외부에 노출된 건축물이다. 일반적으로 철골을 세운 뒤 벽과 지붕을 얹는데, 모르페우스는 외부에 설치한 철골이 건물을 잡아당기는 구조다.

마카오는 관광객 편의를 증진시키기 위해 ‘스마트 관광’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마카오 정부 관광청은 빅데이터·클라우드 컴퓨팅·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관광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카지노 매출의 70%를 담당하는 중국인을 위해 푸퉁화(普通話·중국 표준어), 광둥어(廣東語·중국 남부 방언)는 물론 영어를 말할 수 있는 서비스 로봇 출시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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