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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제조업의 추락… 지난해 4분기 ‘어닝 쇼크’

韓 제조업의 추락… 지난해 4분기 ‘어닝 쇼크’

기사승인 2019. 02.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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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유화 등 대표기업 영업익 30% 급감
국제유가·반도체 판가 하락 ‘직격탄’
주요기업 중 포스코·기아차만 실적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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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부터 국내 제조업이 위기 국면을 맞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 제조업 기업들은 최근 지난해 4분기 30% 이상 급감한 ‘어닝 쇼크’ 수준의 성적표를 내놨다. 잘나가던 반도체와 유화 실적이 급감했고, 자동차·철강은 더 깊이 침체됐다. 회복 중인 조선사들도 여전히 적자의 늪을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단기적 현상이냐, 장기적 기조냐를 두고 관측이 엇갈리는 가운데 올해 역시 미·중 무역분쟁으로 글로벌 수요가 위축되고 주력산업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잘나가던 반도체·유화마저… 확인된 ‘실적 절벽’

14일 아시아투데이가 6대 주력업종인 전자·자동차·정유·화학·조선·철강 대표기업 14곳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이들 기업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6조9314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동기(24조7682억원)보다 31.6% 감소한 수치다.

현대중공업 등 조선사들이 적자 폭을 줄였지만 여전히 천문학적 손실을 벗어나지 못했고 다른 업계에선 포스코와 기아차만 실적이 개선됐다. 하지만 포스코는 기존 합성천연가스 사업중단에 따라 순손실이 8294억원에 달했고, 기아차 역시 장사를 잘했다기보다는 전년 통상임금 비용 지출에 따른 기저 영향이 컸던 터라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중심 기업들은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을 갈아치웠음에도 연말 들어 메모리 수요가 줄고 공급은 확대되면서 발생한 판가 하락이 직격탄이 됐다. 삼성전자는 4분기 영업이익 하락폭이 4조원이 넘는다. 이를 통해 반도체 정점론이 실적을 통해 확인됐다는 분석이 업계에 퍼지기도 했다. 정유·화학업종은 유가 급락에 따른 재고평가 손실과 마진 악화가 4분기 실적을 바닥으로 끌어내렸다.

◇ 조선 제외한 전업종 전망 ‘흐림’… 초격차·신시장 개척·통상대응력 강화 ‘관건’

올해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영향으로 글로벌 경기 위축이 우려되고 있다. 업계에선 단기적 현상이냐 장기적 기조냐를 놓고 전망이 교차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분석한 ‘2019년 주요 산업별 경기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주요 산업의 업황을 호황·후퇴·침체·회복으로 구분할 경우 호황이던 반도체 등 정보통신기술(ICT)은 수요둔화로 인해 성장폭이 둔화돼 후퇴로 돌아선다. 유화 역시 인도·아세안 등 일부 신흥국의 성장은 호재지만 내수 부진과 중국 성장 둔화, 재고 손실 확대가 관측되면서 후퇴할 것으로 보인다.

침체국면에 있는 철강과 자동차는 더 어려워져 경기 저점에 가까워진다. 철강은 세계경기 둔화, 자동차는 수요 감소와 글로벌 경쟁 심화 등의 악재가 산적해 있다. 다만 바닥을 찍은 조선업만이 유일하게 회복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 조선사들이 강점을 갖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관련 선박의 발주가 이어지고, 건조 단가 상승 등이 긍정적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해법으로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초격차 전략 추진과 미래 기술동맹 구축, 신시장 개척과 통상 대응력 강화를 꼽는다. 이날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개최한 ‘2019년 G5 경제전망과 대응’ 세미나에서 이재영 원장은 “미·중 갈등 아래 초격차 전략을 추진하고 미래 기술동맹을 구축 및 강화해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다”고 밝혔다. 권태신 전국경제연합회 부회장도 “지난해 세계 평균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은 한국 경제로서는 통상대응력을 키우는 것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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