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자동차연구센터, 한국, 미 수입자동차·부품 관세 제외 시나리오 분석

미 상무부, 17일 자동차 수입 국가안보 위협 보고서 백악관에 제출
자동차연구센터, 시나리오 5개 모두 한국 제외 가능성 제기
"한국, 한미FTA 개정협상서 철강관세 면제 성공, 이번에도 가능성"

미국 자동차연구센터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자동차 무역정책의 미국 소비자와 경제에 대한 영향’ 보고서에서 한국·캐나다·멕시코가 자동차·자동차부품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는 5개 시나리오를 분석했다. 사진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오른쪽)이 지난 6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왼쪽)을 만나 한국을 자동차 관세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모습./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한국이 캐나다·멕시코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고율관세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나왔다.

미국 자동차연구센터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자동차 무역정책의 미국 소비자와 경제에 대한 영향’ 보고서에서 한국·캐나다·멕시코가 자동차·자동차부품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는 5개 시나리오를 분석했다.

이 시나리오는 미국 상무부가 17일 백악관에 자동차 수입이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결론을 내린 보고서를 제출하기 이틀 전에 나왔다.

앞서 미 CNBC방송은 지난 8일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협상에서 협조해온 한국과 캐나다·멕시코 등과 같은 국가에 대해서는 자동차 관세 면제를 할 수 있다”며 “그러나 유럽연합(EU)에 대해서는 면제를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연구센터도 시나리오 1에서 캐나다·멕시코·한국 3개국만 관세를 면제받는다며 한국을 제외한 이유로 “한국은 이전 보호무역 조치(철강 관세)에 대한 면제를 성공적으로 협상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지난해 3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타결하면서 철강 관세 대신 쿼터(할당)를 얻어냈는데 이번에도 관세를 피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지난해 10월 1일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체결로 강화된 원산지 기준을 수용하면서 대신 연간 260만대까지는 관세를 면제받는 쿼터를 확보했다.

시나리오 2는 유럽연합(EU)에만, 3은 EU를 탈퇴하는 영국에만 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이다. 시나리오 4는 일본만 부과하고, 5는 캐나다·멕시코·한국·EU·영국·일본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 관세를 부과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시나리오 2~5가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또는 관세 위협을 무역협상 레버리지로 활용한 전례와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했다.

먼저 한국·캐나다·멕시코와 무역협상을 타결한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EU·영국·일본과 무역협정을 협상하고 있어 자동차 관세가 이들 협상국을 겨냥한 것이란 분석이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이 제외될 가능성에 대해 “최근 만난 미국 정부와 의회 인사들의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고 분위기를 전달했다.

하지만 실제 보고서에서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면제 내용이 담길지는 불투명하다. 우리 정부와 자동차 업계는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 관세부과 면제를 요청해왔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24일 미 뉴욕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부과 면제를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배석한 관계자들에게 이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보고서는 캐나다·멕시코·한국만 자동차 관세를 면제하고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철강 관세를 유지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미국 내 자동차 가격이 대당 평균 2750달러 인상되고 연간 판매가 131만9700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자동차 관세를 영국에만 부과하고, 철강 관세에서 캐나다와 멕시코를 면제하는 것으로 자동차 가격은 평균 350달러, 판매는 18만3800대 감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