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태국, 총선 앞두고 정치적 리스크↑…향후 전망은

태국, 총선 앞두고 정치적 리스크↑…향후 전망은

기사승인 2019. 02. 17. 15:41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KakaoTalk_20190217_153952875
다음달 24일 총선을 앞두고 태국의 정치적 리스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 8일 태국 국왕의 큰누나인 우볼라타나 라자칸야 공주(67)가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 지지 세력들이 모인 타이락사차트당(黨)의 총리 후보로 나섰다가 다음날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이 직접 나서 공주의 출마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하면서 하루 만에 철회됐다. 이 해프닝의 이면에는 각 정치 진영 간 치열한 다툼이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파이낸셜타임스(FT)의 여론조사 결과 친(親)군부 정당의 총선 패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면서 태국 정가는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돈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다.

FT의 16일 보도에 따르면 이번 총선의 결과에 따라 원내 정당을 통한 군부 정권이 계속되느냐, 아니면 반(反)군부 정당의 승리로 다시금 민주 정부가 자리를 잡느냐가 판가름 난다. 그러나 현재 군부의 총선 승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FT컨피덴셜리서치가 최근 태국인 1000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단 9%의 응답자만이 빨랑쁘라차랏당에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빨랑쁘라차랏당은 2014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후 현재까지 총리직을 맡고 있는 육군 참모총장 출신 쁘라윳 짠오차 총리를 다음 총리 후보로 내세운 친(親)군부 정당. 특히 35세 이하의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빨랑쁘라차랏당의 지지율은 5.2%에 불과하다.

반면 친탁신 정당인 푸어타이당과 자매 정당인 타이락사차트당의 경우 응답자의 24%가 지지한다고 밝혀 2011년 총선 당시 지지율과 4%포인트 차밖에 나지 않았다.

만일 빨랑쁘라차랏당이 총선에서 패배할 경우 군부가 정권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두 가지 옵션이 남아있다. 하나는 민주당과의 불안한 동거다. 민주당은 태국에서 가장 오래된 정당인데, 전통적으로 푸어타이당의 라이벌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현재 군부 세력에 대해서는 당 내부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혹은 군부가 장악하고 있는 상원 의원들을 활용해 하원이 지명한 총리를 퇴짜 놓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이는 국민들의 대규모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3월 창당한 신생 정당 미래선진당의 선전 여부가 이번 총선의 큰 변수다. 미래선진당이 많은 표를 얻을 경우 ‘반군부 연합정권’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 FT컨피덴셜리서치의 조사에서도 미래선진당을 지지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11%로 빨랑쁘랏차랏당보다 앞섰다. 미래선진당은 젊은 유권자들의 압도적 지지를 얻고 있으며, 공공연하게 군부 정권에 대한 반대를 표명하고 있어 빨랑쁘라차랏당의 집권을 막기 위해 푸어타이당과 손잡을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의 한 고위 관계자도 이렇게 되면 민주당이 빨랑쁘라차랏당 대신 푸어타이당과 손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타이락사차트당의 해산 문제 역시 또 다른 변수. 지난 13일 태국 선거관리위원회는 타이락사차트당이 왕실 인사인 공주를 총리 후보로 지명, 정당법을 위반했다며 헌법재판소에 당 해산 심판을 청구했다. 타이락사차트당이 선거에 나오지 못하게 될 경우 푸어타이당의 입지도 약간은 좁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만일 타이락사차트당의 해산 명령이 내려질 경우엔 많은 반군부 세력들이 이것을 군부의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으로 해석해 안그래도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선거 후 시나리오에 불을 붙일 수 있다. 특히 쁘라윳 총리의 총선 출마 합법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형평성 논란이 일 수밖에 없다. 푸어타이당 지지자들은 2017년 군부 주도로 이뤄진 개헌이 푸어타이당에 불리한 방식으로 게리맨더링과 선거 규정 변경이 이뤄졌다며 불만이 높은 상황이다.

여기에 왕실까지 개입되면서 정치적 혼란이 점입가경인 가운데 또 한 번 쿠데타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과 이를 막기 위한 ‘쿠데타 반대 쿠데타’설까지 나돌고 있다. 태국 정가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 셈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