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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치권 들썩, 아베의 트럼프 노벨평화상 추천에…“부끄럽다”

일본 정치권 들썩, 아베의 트럼프 노벨평화상 추천에…“부끄럽다”

기사승인 2019. 02. 19.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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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8월 미일정상 전화통화서 “일본에 북한미사일 날고있니”
Japan Abe Trump <YONHAP NO-2867> (AP)
사진출처=/AP-교도, 연합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에 추천한 것이 알려지면서 일본 내 적잖은 파장이 일고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아베 총리에게 추천을 요구하고 이를 들어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권에선 “부끄럽다”라는 비판도 나온다.

19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추천 요청은 지난해 8월 22일 미일정상간 전화회담에서 이뤄졌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통화에서 “6월 북미 정상회담 후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날고있나?”라며 일본의 안보를 본인이 지켰다며 은근히 과시, 후보 추천을 타진했다. 아베 총리는 당일 야마나시현 별장에서 저녁을 보내다 트럼프와의 통화 때문에 급히 도쿄로 돌아왔는데 바로 이 요청을 듣게된 것으로 보여진다.

외교안보 소식통은 아베 총리가 “북한과의 긴장완화를 이유”로 추천서를 작성했다고 했지만 미일 정상간 협력과 공조를 위한 것 치고는 너무 나간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8일 중의원 예산위원회는 야당 의원들의 총리 난타전 자리가 됐다. 일본 야당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중거리 핵전력(INF) 조약 탈퇴와 이란 핵합의 탈퇴 등을 선언하며 국제사회가 약속한 협정을 어기곤 했는데 평화상 후보로 추천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오가와 준야(小川淳也) 입헌민주당회파 의원은 “노벨상은 있을 수 없다”며 “일본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총리가 “(트럼프)대통령에게 경의를 표현해야 한다”고 답하자 그는 “그렇게까지 대미종속적이면 총리할 수 있겠냐”고 힐난했다.

같은 당 다마키 유이치로(玉木雄一?) 대표는 “(북한)납치문제도 핵미사일도 해결되지 않고있다”고 지적하자, 아베 총리는 “트럼프씨는 북한문제에 대해 과단성있게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추천서를 보냈는지에 대해선 “노벨상위원회는 후보자를 50년 동안 밝히지 않았다”며 직답을 회피,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애매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일본 정부의 관계자는 “트럼프의 전화가 복선이었다”며 총리가 트럼프와의 관계를 무너뜨리고 싶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 외무성 간부는 지난해 미국이 대일무역 적자 해소를 요구하자 미국제 스텔스 전투기 F-35의 대량 구매를 결정했는데 수출 제조업이 주력인 일본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은 매년 2월까지 받는다. 니혼게이자신문은 아베 총리가 5장 정도의 트럼프 대통령 후보 추천서를 제출, 미일정상회담을 앞두고 교착 상태인 한반도 비핵화·북한 납치문제에 탄력을 붙일 의도라고 분석했다.

평화상 추천 사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5일 백악관에서 연설을 하던 중 “아베 총리가 노벨평화상이라는 것을 주는 사람들에게 보냈다는 아주 아름다운 서한의 사본을 내게 줬다”고 말하면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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