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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인터넷은행 ‘도전장’...키움증권 합류 ‘깜짝 카드’

하나금융, 인터넷은행 ‘도전장’...키움증권 합류 ‘깜짝 카드’

기사승인 2019. 02.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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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등에 고심하던 하나금융
키움증권 최대주주 참여에 결정
SKT와 '제3인터넷전문銀' 설립
AI·빅데이터 등 ICT 기반 은행
'신한 vs 하나' 디지털금융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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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가 SK텔레콤·키움증권과 손잡고 ‘제3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출사표를 던졌다. 당초 참여를 고심했던 하나금융의 ‘깜짝 카드’는 키움증권의 합류였다. 하나금융과 SKT는 인터넷은행에 10% 이상의 지분을 투자할 수 없기 때문에 대주주로 나서줄 자본력있는 ICT기업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키움증권 입장에서도 국내 굴지의 금융지주 및 1위 통신업체와 함께 인터넷은행에 진출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지주에 이어 하나금융까지 인터넷은행업 설립에 나서면서 디지털금융 주도권을 둘러싼 국내 5대 금융지주사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NH농협금융지주가 뛰어들 지도 관건이다. 다만 금융지주가 주도하는 인터넷은행이 기존 시중은행의 인터넷뱅킹 시스템과 차별화될 지는 미지수다. 하나금융과 신한금융은 각각 자체 모바일뱅킹 앱 ‘핀크(Finnq)’, ‘쏠(SOL)’을 이미 갖춘 만큼 인터넷은행 라이선스를 획득하는 것 외에 실익이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네이버 등 주요 ICT 업체들이 금융산업 규제를 이유로 발을 빼면서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의 등을 떠밀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망설였던 하나금융...‘키움증권’ 합류에 막판 결정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과 SKT·키움증권이 컨소시엄을 꾸리고 제3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도전한다. 최대주주는 키움증권이다. 3사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새로운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금융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당초 하나금융은 SKT와 합작해 세운 핀크의 사업모델이 인터넷전문은행과 겹치고 당장 수익성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에서 참여를 망설였던 것으로 알려진다. 핀크는 2016년 10월 양사가 각각 51%와 49% 비율로 출자한 합작법인으로 생활금융 플랫폼을 선보였다.

그러나 디지털 금융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기존 인터넷뱅킹 시스템과는 다른 혁신적인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또 국내 5대 금융지주 모두 인터넷은행업에 진출했거나 또는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만큼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도 일부 반영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하나금융 내부에서도 막판까지 고심을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며 “그러나 금융당국이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 이후 추가 인가를 제한키로 못 박자 일단은 라이선스를 받아놓자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고 밝혔다.

키움증권이 최대주주로 컨소시엄에 참여해 힘을 실어준 영향도 컸다. 하나금융은 의결권이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10%를 초과해 은행의 주식을 보유할 수 없으며, SKT도 인터넷은행 지분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SK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ICT 기업(SKT 등)의 전체 그룹 자산이 50%에 못 미쳐 ICT 주력 기업 특례를 적용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주요 금융지주 인터넷은행 격전...‘신한 VS 하나’ 구도
카카오와 KT 등 비금융사가 주도했던 1기 인터넷전문은행과 달리 이번 2기는 금융지주 중심으로 진영이 구축되고 있다. 경쟁 구도는 신한금융과 하나금융간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 여기에 NH농협금융지주도 뛰어들 수 있다. 진출 의사는 있지만 자회사 NH투자증권이 이미 케이뱅크 주주로 있는 만큼, 셈법이 복잡한 상황이다. 현재 KB금융지주는 한국투자금융과 카카오가 만든 카카오뱅크 지분 10%를 들고 있다. 우리은행 역시 KT와 함께 케이뱅크를 설립하면서 인터넷은행업에 진출했다.

다만 ICT기업이 주도하는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만들겠다던 금융당국의 설립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을 금융권의 ‘메기’로 만들겠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취지인데, 이와는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며 “대주주는 토스·키움증권이라고는 하지만 누가 봐도 금융지주의 입김이 셀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다음 달 26~27일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받은 뒤 심사를 거쳐 오는 5월께 1~2곳을 대상으로 예비인가를 내줄 계획이다. 신규 인터넷은행의 평가항목(1000점 만점) 중에선 사업계획에 가장 많은 700점이 배정됐다. 사업계획은 혁신성·포용성·안정성 등 3가지 요소를 중점적으로 볼 것이라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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