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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시장 선점에 사활… 중후장대 ‘합종연횡’의 시대

미래시장 선점에 사활… 중후장대 ‘합종연횡’의 시대

기사승인 2019. 02.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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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美 업체와 협업
조선 등 타 업종도 '합심 열풍'
패러다임 급변, 생존 위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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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후장대 기업들의 신기술 개발과 시장개척을 위한 업종 불문 ‘합종연횡’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급변하는 산업 패러다임에 홀로 대처할 수 없기 때문에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19일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에서 현지 배터리 기술개발 업체인 폴리플러스 배터리 컴퍼니와 리튬 금속(Li Metal) 전지 개발을 위한 공동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리튬 금속전지는 흑연 대비 10배 이상의 용량을 지닌 리튬 음극을 사용하기 때문에 에너지 밀도가 일반 리튬이온 전지보다 두 배가량 높은 미래 전기차 배터리 모델 중 하나다.

이성준 SK이노베이션 기술혁신연구원장은 “빠르게 진행되는 미래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주도권을 갖기 위한 차세대 핵심 역량은 기술력”이라며 “앞으로도 오픈 이노베이션을 활용해 다양한 외부 단체와 협력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아직 검토단계에 있지만 폭스바겐과 공동으로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다.

이 같은 공동개발과 합작사업은 급성장하고 있는 배터리 업계에서 두드러진다. LG화학은 최근 글로벌 IT업체 IBM·포드자동차 등과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배터리 원료인 코발트 등 광물자원을 추적·인증하는 네트워크 구축에 나선 상태다. 회사는 지난해 4월 화유코발트와 전구체·양극재 합작사 설립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화를 앞두고 있다. 삼성SDI도 지난해 포스코와 손잡고 칠레 리튬 사업권을 따냈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배터리 원료 공급을 위해서다.

반면 이들 3사는 다같이 전고체 배터리를 포함한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공동개발 중이기도 하다. 후발주자 중국과 선진 일본에 밀리는 상황에서 이들은 동종업계 라이벌인 동시에 미래 리스크에 공동 대응하는 파트너인 셈이다.

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온 새로운 흐름에 올라타기 위한 이 같은 경향은 화학·정유·조선·철강 등 업종을 가리지 않는다. LG화학은 최근 바이오·제약기술 확보를 위해 아박타와 차세대 단백질 치료제 공동개발에 나섰고 메디포스트와도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에 손을 잡았다.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도 합작사 현대케미칼에 추가로 2조7000억원을 투자키로 합의하고 출자를 준비 중이다. GS칼텍스는 LG전자와 함께 주유소를 에너지 모빌리티 융·복합 스테이션으로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조선업계 맏형 현대중공업은 업계 2위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초대형 빅딜을 추진 중이다. 조선업계 출혈경쟁을 막자는 취지지만, 대우조선의 뛰어난 LNG 선박 기술력을 공유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크다. 대우조선은 최근 첨단 조선소 구축을 위해 글로벌 정보기술 업체인 아비바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기업들 간 손을 잡는 일이 많아진 이유는 개발 중인 기술들이 상용화를 위해 가야 할 길이 멀 뿐 아니라, 아직 시장이 어느 쪽으로 개화할 지 모르는 상황에서 개별 회사로서는 다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어차피 혼자 먹을 수 없는 시장이라면 함께라도 가야 한다는 생각일 것”이라며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면 기술력과 시장점유율에 앞서는 소수의 메이저만 남고 후발주자는 모두 도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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