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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IPO 물건너 간 SK건설…최창원 부회장 지분 매각 나서나

[마켓파워]IPO 물건너 간 SK건설…최창원 부회장 지분 매각 나서나

기사승인 2019. 02.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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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원 부회장이 이끄는 SK디스커버리가 올해 안에 SK건설의 지분 정리에 나설 전망이다. 다만 당초 예상되던 SK건설의 IPO(상장)를 통한 구주매출이 아닌, 블록딜 등 단순매각 방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해 SK건설이 시공중이던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댐이 붕괴되면서 올해 예정이던 상장이 사실상 물 건너 가면서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 부회장은 SK디스커버리의 지분 40.1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SK디스커버리는 지난 2017년 말 지주사로 전환하며 최태원 SK(주) 회장이 이끄는 SK(주) 계열과 사실상의 계열분리를 마쳤다. 이로써 창업주인 (고)최종건 회장과 동생 (고)최종현 회장으로 이어졌던 SK그룹은 최 회장이 이끄는 SK(주) 계열과 사촌동생인 최 부회장이 이끄는 SK디스커버리 계열로 분리돼 독자경영 체제를 갖추었다.

최 회장과 최 부회장 간 계열분리의 마지막 남은 퍼즐은 SK건설이다. 지난 1월 7일 기준 SK건설의 최대주주는 SK(주)로 지분 44.48%를, SK디스커버리 역시 SK건설의 지분 28.25%를 보유한 2대주주다. 문제는 올해 안에 두 회사 중 한 곳이 SK건설 지분을 털어내야 하는 데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사는 계열사가 아닌 기업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주사 전환 후 비계열사 지분 처분의 유예기간은 2년으로, 올해 11월 말까지는 양사가 어떻게든 SK건설 지분에 손을 써야만 하는 상황이다.

애초 금융투자업계는 SK건설이 IPO에 나서고, SK디스커버리는 보유중이던 지분을 구주매출을 통해 처분하는 시나리오를 유력하게 점쳐왔다. 두 회사가 상대방의 SK건설 지분을 인수하기에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소요돼 재무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상장을 통해 지분 중복 문제를 해결하고 계열분리까지 완전히 끝낸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SK건설은 2017년 실적 결산이 끝난 지난해 초, 증권업계에 입찰제안요청서(RFP) 송부를 준비하는 등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들어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협회가 운영 중인 장외주식시장인 K-OTC에서 SK건설 주가는 지난해 7월 20일 5만200원까지 치솟으며 상장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드러냈다. 증권업계에서는 상장 후 SK건설의 시가총액을 1조5000억원에서 2조원대까지 바라봤다.

SK건설의 상장을 통한 계열분리 시나리오가 암초를 만난 건 지난해 7월이다. SK건설이 라오스에서 건설 중인 댐이 붕괴되며 수십 명의 사망자와 1만여 명에 달하는 이재민이 발생하는 대형사고가 터졌다. SK건설은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4조7500억원, 순이익 1171억원을 올렸다. 순이익은 전년 대비 52.3%나 증가해 실적 성장세를 바탕으로 한 상장 기대감을 더욱 키웠다. 하지만 라오스댐 붕괴 사고 이후 상장 일정은 사실상 무기한 연기된 상황이다.

일각에선 최 부회장이 SK디스커버리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SK건설 지분을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최 부회장은 지난해 자회사 SK D&D의 지분 24%를 처분해 17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했다. 최근 5년간 SK디스커버리 배당을 통해 확보한 실탄도 100억원대에 달한다. 26일 현재 SK건설의 장외가인 2만8550원을 고려하면, 최 부회장이 1800억원대 자금을 쏟아부을 경우 SK건설에 대한 지분율을 40%대 후반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SK건설 지분 처리와 관련해 SK디스커버리 계열의 한 관계자는 “연내에 SK건설 지분을 어떤 식으로든 정리해야 하는 건 맞다”며 “현재로썬 지분 비중을 고려했을 때 최 회장의 SK계열에 편입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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