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방어권 보장 차원" VS 검찰 "구속사유 남아"
양 전 대법원장의 첫 공판준비기일 오는 25일 진행
| [포토] 양승태 전 대법원장 '착잡한 표정' | 0 | 아시아투데이 송의주 기자 =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구속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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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구속기소 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불구속 재판 시도가 결국 무산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박남천 부장판사)는 5일 양 전 대법원장의 보석 청구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 측은 지난달 19일 “검찰 주장에 반박하기 위해 방대한 양의 기록을 검토하는 한편 필요한 증거를 수집하는 등 상당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재판부에 보석을 청구했다. 기본적인 방어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불구속 재판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양 전 대법원장은 보석심문기일 때 직접 법정에 나와 “검찰이 조물주처럼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며 “검찰은 내가 하지 않은 말도 조서에 기록했다”며 검찰이 ‘불공정 게임’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광범위한 증거가 수집돼 있어 증거인멸 우려도 없으며 “이 사건 이후로 친한 후배에게도 연락을 못 하고 있다”며 전·현직 법관들을 회유할 우려도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검찰 측은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은 법원”이라며 “공범들이나 현재 수사 중인 전·현직 법관에 부당한 영향을 줘 진술을 조작하거나 왜곡할 우려가 충분하다”고 반박했다.
또한 검찰 측은 양 전 대법원장이 퇴임을 앞두고 자신의 업무용 컴퓨터를 디가우징(자기장 이용한 데이터 삭제)하게 지시하는 등 물적 증거인멸 우려도 크고, 중형 선고가 예상되는 만큼 도주 우려도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양 전 대법원장보다 나이가 많은 이명박 전 대통령도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면서 고령이나 주거가 일정하단 이유도 보석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양 전 대법원장의 적극적인 주장에도 불구하고 그의 후배인 재판부는 검찰 측의 손을 들어줬다.
양 전 대법원장이 기소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가 있는 데다 구속사유가 남았다는 검찰 측의 주장을 재판부가 종합해서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보석 청구가 기각되면서 양 전 대법원장은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된다. 양 전 대법원장 사건의 첫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25일 오전 10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