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外風에 떠밀리는 홍남기호…“소신·정책의지 되찾아야”

外風에 떠밀리는 홍남기호…“소신·정책의지 되찾아야”

기사승인 2019. 03. 14.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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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유재희 기자
“기업이 자신감을 갖고 투자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경제 불안 심리의 벽’을, 성과 중심 정책을 내놔 ‘정책 성과에 대한 불신의 벽’을, 정부·청와대는 물론 택시업계 등 이해 관계자와 소통하겠다며 ‘소통의 벽’을 깨뜨리겠다”

홍 부총리가 외친 취임 일성입니다. 그리고 곧 취임 100일을 맞는 홍 부총리는 얼굴이 붉어지는 경고장을 받았습니다. “한국의 경제 성장이 중·단기적으로 역풍을 맞고 있어 정책 조치가 필요하다”. IMF는 이같이 경고했죠.

최근 경제정책의 항해사격인 기재부가 방향을 잃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수 일만에 세제 정책에 대한 입장을 바꾸는 것도 모자라, 10조에 달하는 추경예산이 외풍(外風)에 떠밀려 검토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세먼지 추가경정예산 편성와 관련해 홍 부총리는 지난 6일 언론 인터뷰에서는 “(추경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미세먼지 추경’ 편성 검토를 지시한 이후 기재부는 추경 편성에 대한 입장을 급선회해 사실상 검토를 진행하는 분위기입니다.

신용카드 소득공제에 관해서도 존재감을 조차 드러내지 못했습니다. 홍 부총리는 취임 전인 지난해 12월 인사청문회에서 올 연말 일몰(시한 만료) 예정인 신용카드 소득공제 폐지 검토 방침을 밝혔고, 이 후에도 “단계적 축소”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는 수 일동안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지난 13일 청와대는 당·정·청 회의를 긴급소집해 소득공제를 축소 없이 추가로 3년 더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경제정책의 방향키를 쥔 기재부의 존재감은 없었습니다.

홍 부총리는 규제완화를 강조해왔지만 공유경제 활성화도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기재부는 논의 테이블에서도 모습을 감추고 있습니다. 정작 카풀(승차공유) 논의 과정에서도 여당과 국토교통부가 주로 택시업계와의 논의를 이끌어갔고, 기재부가 사실상 배제되다시피 했죠.

좀 처럼 나아지지 않은 경기도 기재부의 리더쉽에 먹칠을 더하고 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1일 공개한 경제 동향에 따르면 기업의 투자 선행지표인 설비 투자 지수가 1월 16.6% 감소해 전월(-14.9%)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습니다. 제조업 ‘대들보’인 반도체·자동차·건설 생산 증가 폭이 모두 전월 대비 쪼그라들었습니다. 민간 부문에서 일자리를 줄이면서 고용 시장도 얼어붙었죠.

문득 “소신대로 할 수 없다면 그만 둘 용기가 필요하다”, “인기 없는 정책을 펼 용기가 필요하다” 등 김동연 전 부총리의 이임사가 떠오릅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불행 중 다행인 점은 홍 부총리에게는 ‘앞으로’가 남아있다는 것입니다. 이제 그는 정책에 대한 확고한 소신과 의지를 드러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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